왼쪽 4째 손가락 두 마디가 으스러져 나갔다.
치료했지만
영영 손가락 병신이 되고 말았다.
장애보상금으로 1111만 원을 받았다.
그 후에 나를 찾아왔다.
"목사님, 나 돈 받은 거 맞아요?"
내가 봐도 안 맞는 거 같다.
평생 이 손으로 살아갈 텐데
너무 적지 않나?
하지만 말은 반대로 나왔다.
"글쎄, 의사가 판단한 거니까 맞겠지."
"목사님이 더 올려줄 수 없어요?"
"없어. 목사 맘대로 아니야."
"그럼 누구 맘대로예요?"
"의사 맘대로지. 의사가 쓴 진단서대로 하는 거니까."
"더 방법 없어요?"
"변호사 사서 재판 걸면 혹시 더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변호사 살래?"
"아니요."
태국인은 쉽게 체념했다.
잘린 손가락들을 볼 때마다 미안하다.
다쳐서 미안하고
조금 줘서 미안하고.
내 마음에는 1억이라도 주고 싶지만
목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 앙쿨의 잘린 손. ⓒ한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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