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가 포함된 국방수권법에 서명하면서 리알화의 가치가 12%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리알화는 달러당 1만5500리알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1일 1만7800리알로 2300리알이나 폭락했다. <AFP>는 이날 오후 한때 달러당 1만7800리알로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약 1년 전인 2010년 12월 기준으로 리알화는 달러당 1만500리알이었지만 1년만에 약 66%가 오른 셈이다. 신문은 "외환 거래인들은 보드에 환율을 고쳐쓰는 것을 포기했다"며 "달러를 보유한 이들은 리알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시장에 달러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이란 화폐인 리알화를 들어보이고 있는 거리 환전상. ⓒAP=연합뉴스 |
미국의 새 제재안이 나온 뒤 이란은 전 세계 유조선의 약 4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서 봉쇄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리알화 가치 폭락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양새다. 이란 중앙은행은 1일 이번 제재안이 미국을 웃음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음날인 2일 긴급 회의를 열고 리알화 가치 폭락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했다고 이란 관영 <메흐르> 통신이 전했다.
반면에 로스탐 카세미 이란 석유장관은 2일 "새로운 석유와 가스 수출 계약건이 각각 하나씩 들어왔다"며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강력하게 대처해왔고, 이번 제재안 역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전했다.
<가디언>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지난주 외환 보유고를 풀어서라도 리알화 폭락을 막을 뜻을 시사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란은 원유 수출로 한해 70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면서 막대한 양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문은 이란 정부가 최근 연료와 식료품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해 비판을 사고 있다며 리알화 가치 하락과 맞물려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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