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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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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물

[한윤수의 '오랑캐꽃']<465>

불법체류자의 퇴직금?
받기 어렵다.
회사에서는 안 주려고
아무 기록이 없다고 잡아떼니까.

더구나 본인이 부실하여
급여명세서도 갖고 있지 않고
통장마저 없으면
퇴직금 계산이 안 된다.

유일한 방법은 은행에 가서 거래내역을 뽑아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래내역도
잘 뽑아주는 은행이 있는 반면에
안 뽑아주는 은행이 있다.

도대체 왜 안 뽑아줄까?
통장을 만들 때
여권으로 만든 사람은 여권을 갖고 와야 하고
외국인등록증으로 만든 사람은 외국인등록증을 갖고 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못 뽑아주겠다는 식이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만 확인되면 뽑아줘도 될 텐데.
참, I 은행 까다롭다!

Y간사가 찬다라를 데리고 I 은행에 갔다.
그러나 은행원은 냉정하게 말했다.
"못 뽑아줍니다."
"왜요?"
"여권이 없으니까."

Y 간사가 사정했다.
"외국인등록증과 현금카드가 있는데 어떻게 안 될까요?"
"안 돼요."

방법을 바꿨다. 심정에 호소하는 식으로.
"회사에서 여권과 통장 빼앗아 놓고 이제 와서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거든요."
"그래서요?"
"회사가 그러면 안 되잖아요?"
"안 되죠."

"그래서 여권 다시 만들려니까 대사관에서 백만 원을 달라네요."
"쯧쯔, 황당하네요."

"이 사람 너무 불쌍하잖아요? 여권 없으면 고향에도 못 가는데!"
"그러게요."

"보세요. 얼마나 착하고 순하게 생겼나! 순한 사람은 이렇게 당해도 되는 건가요?"
너무 열정적으로 호소하다보니 저절로 눈물이 나왔다.

은행원이 눈물을 보고 당황스러워
"뽑아드릴게요. 이번 한번 뿐이에요."
할 때까지 5분이 채 안 걸렸다.

여자의 눈물,
역시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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