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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한윤수의 '오랑캐꽃']<462>

목이 길고 키가 헌칠한 베트남 여성이 왔다.
얼굴도 이쁜데 잔잔히 웃기까지 한다.
매력 만점이다.

덩달아 나도 웃으며
"뭘 도와드릴까요?"
"밀린 월급 좀 받아주세요."
"그러죠. 외국인등록증 좀 보여주실래요?"
"없는데요."
"그럼 여권은?"
"없는데요."
"그럼 내가 누구라는 걸 증명할만한 종이 쪼가리 같은 거 없어요?"
"네."
"통장이나 급여명세서도?"
"네."
기가 막히다.

"여권 어쨌어요?"
"두 번째 공장인가 세 번째 공장에 두고 나왔어요. 급하게 나왔거든요."
"그럼 찾아와야지!"

"안 그러면 돈 못 받아요?"
"못 받지."
"왜요?"
"당신이 누군지 알고 돈을 받아줘?"
"정말 안 돼요?"
"안 되지. 한국 사람도 내가 나라는 걸 증명 못하면 돈 못 받아."

위장결혼으로 입국했다는 이 여성,
아직도 웃고만 있다.
웃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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