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매기는 신용카드 권장 움직임을 본격화하려는 태세다. 이에 맞서 신용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 체크카드 혜택을 줄이려 하고 있다.
28일 여신금융업계는 최근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내려 수익이 나빠져, 추가 수수료율 인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언론을 통해 밝혔다. 1.5% 수수료율을 요구한 자영업자들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절한 셈이다.
이에 더해 여신업계는 체크카드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이익 규모 하락을 체크카드 혜택 축소로 메우겠다는 심산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질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이달 초, 내년부터 체크카드의 놀이공원, 커피전문점, 영화관 할인 서비스 등을 중단하는 등 체크카드 부가서비스를 대폭 줄일 방침을 밝혔다. 신용카드 혜택은 이미 자영업자들의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대응책으로 일부 줄인 마당이다.
현대카드는 내년 2월부터 'H 체크카드'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현장 할인 서비스와 경주월드, 통도환타지아 캐시백 서비스를 중단한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체크카드 서비스도 대거 없앤다. 현대카드가 발급한 '한국투자증권 CMA 현대체크카드' 등에서 캐시백 등의 서비스가 줄어든다.
신한카드도 체크카드 포인트와 캐시백 서비스를 대폭 줄인다. 신협, 우체국 등 은행별 체크카드와 와이드패스 체크카드는 내년 3월부터 캐시백 적립이 줄어들며, 학생증과 택시 등 특수목적 체크카드는 캐시백 서비스를 중단한다.
삼성카드는 개인 및 법인 체크카드에 대해 승인금액의 1%를 적립하고 있으나, 내년 5월부터는 1회 승인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해야 캐시백을 지급하고 지급률도 0.5%로 낮추기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으로서도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다. 감독당국은 내수시장 활성화와 가계부채 조절을 위해 그간 체크카드 사용을 상대적으로 권장해 왔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카드사들이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체크카드의 혜택을 줄이는 것은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대책과 반대로 가는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 카드사들한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융위가 연내 밝힐 신용카드 구조개선 대책에도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이 주요 정책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들은 여신업계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정면 대응할 방침이다. 점포별로 카드사마다 수수료율이 다른데, 이 중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한 카드로 고객의 결제를 유도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특정 카드만 사용하는 게 소비자의 카드사용 행태라, 이와 같은 대응책이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