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위험지표가 다시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160원을 돌파했고 코스피도 18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계 자금도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다시 치솟았고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위험수위로 올라갔다.
금융시장 불안이 재개되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내년 실적 전망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25일 뉴욕시장에서 전날보다 2bp(1bp=0.01%p) 상승한 177bp로 마감했다.
8~9월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달 4일 229bp까지 치솟았던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같은 달 28일 127bp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하락폭의 절반만큼 뛰어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7개 국내 시중은행의 CDS 프리미엄 평균치는 222bp로 지난달 28일 169bp에 비해 53bp 급등했다. 지난달 4일 기록했던 287bp에는 못 미치지만 상승 속도가 크다.
한국 정부와 은행들의 부도위험이 다시 급등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프랑스, 독일 등 중심국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4.80원으로 지난달 28일 기록했던 저점(1,094.50원)에 비해 70.30원 치솟았다. 8~9월 금융위기의 정점이었던 지난달 4일 1208.20원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상승세가 가파르다.
주가지수도 추락했다. 지난 25일 현재 코스피는 1776.40으로 지난달 28일 1963.74에 비해 9.5% 떨어졌다. 지난 9월 26일 저점(1644.11)에서 한 달 만에 19.4% 회복됐던 코스피는 다시 한 달 만에 절반을 내줬다.
외국계 자금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3조2천414억원, 채권시장에서 1천48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유럽계는 주식과 채권을 합해 2조3천56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유럽계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8월 3조5천649억원, 9월 9천716억원, 10월 3천757억원으로 매도 규모를 줄였지만, 이달 들어 다시 금융위기 초반 수준의 '팔자'에 나서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다시 불거지면서 상장사들의 내년 실적 전망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32곳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IFRS 연결 기준)는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전인 7월 말 134조8천158억원에서 11월25일 현재 122조8천356억원으로 넉 달만에 8.8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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