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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종편'과 '나꼼수'의 대결, 그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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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중동 종편'과 '나꼼수'의 대결, 그 승자는?

[장행훈의 광야의 외침] '나꼼수'의 민주언론상 수상

요즘 한국의 2040 세대 사이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팟 캐스트 '나는 꼼수다', 줄여서 '나꼼수'가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수여하는 민주언론상을 받았다. 민주언론상은 언론노조가 지난 한해 동안 한국 언론의 민주화에 가장 기여한 언론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언론상이다.

'나꼼수'가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 언론 단체 중에서 우리 언론의 민주화에 가장 기여했다는 것인데 김어준 '총수'를 비롯해서 정봉준 전 국회의원, 김용민 PD, 주진우 주간 <시사인> 기자, 이렇게 단 네 사람이 만드는 팟 캐스트가 기성 언론기관이나 언론인들을 제치고 이 해의 민주언론상 본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것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팟캐스트' 청취자가 600만 명,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팟 캐스트는 동영상이나 라디오로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을 각자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내려 받아 듣거나 보는 방송이다. 수동적인 시청이 아니라 시청자가 예약하거나 다운로드 받아 능동적으로 시청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송과 다르다. 그 점에서 시청자가 참여하는 방송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1주일에 한번 제작되는 이 프로그램을 듣는 청취자가 6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기록이다.

이런 영향력을 가진 '나꼼수'이기 때문에 이른바 주류 언론이라는 조·중·동이나 MB정권에서 사장을 지명한 KBS나 MBC의 친 정권 매체의 보도를 무력화시키고 10.26 서울시장에서 시민 후보 박원순을 당선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MB정권에 맞서 언론 민주화를 선도하고 국민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공로로 언론노조가 '나꼼수'를 금년도 언론민주화 수상자로 선정하고 이들에게 상을 수여한 것이다.

팟 캐스트는 전통 방송이 아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비슷한 SNS의 하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팟 캐스트는 미국에서는 엔터테인멘트와 뉴스를 배합한 시민 저널리즘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팟 캐스트는 인터넷처럼 문자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민 저널리즘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사람의 정치적인 센스와 어휘 구사력에 따라 문자 블로거들을 훨씬 능가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의 블로거 공간이 되리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미국에는 이미 수 천 개가 넘는 팟 캐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제 등단한지 1년도 채 안 되는 '나꼼수'가 풍자와 정치 비판을 잘 퓨전한 프로그램으로 처음부터 예상을 뛰어 넘는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언론민주화 뿐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 자체를 위해서 하나의 행운이라는 생각이다.

'네거티브' 나경원 후보 KO 시킨 '나꼼수'

'나꼼수'는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 때 그 위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저질의 네가티브 선거운동으로 시민 후보 박원순의 개인적인 흠집을 침소봉대하고 확산하는데 전력투구하자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투표일을 며칠 앞두고 나경원 후보가 년 회비가 1억원이나 되는 피부 클리닉에 다닌다는 '나꼼수'의 특종 보도 하나로 KO 타격을 받았다. '나꼼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토지 매입에 얽힌 창피한 스캐들도 확산시키는데 수훈을 세웠다. 단순한 폭로 차원을 넘는, 한국 정치판도 변화에 영향을 주는 뉴스였다.

이런 뉴스는 당연히 주류언론을 자처하는 조 중 동이나 '공영방송'이 먼저 보도했어야 했다. 그러나 미디어 감시단체들은 친(親)권력의 보수 언론이 이런 엄청난 정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런 보도가 나오자 권력의 치부를 더 캐기는커녕 그것을 축소하는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말 그대로 주류 언론은 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라 <권력의 경호자>(데이비드 에드워즈와 데이비드 크롬웰 공저)였다.

이처럼 주류 보수 우익 매체들이 언론의 역할을 포기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불과 네 사람이 한 조가 된 팟 캐스트 나꼼수 풋내기들이 한국 언론의 역할을 대행했다는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MB의 빈민주 정권에 불만이 많은 시민들이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특히 '나꼼수'에 대한 젊은 2040 층의 인기는 가히 열광적이다.

이런 '나꼼수 현상'을 바깥 세계에 알린 것은 우리 언론이 아니라 세계 정상의 신문 <뉴욕 타임즈>와 그 자매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었다. 이 두 신문은 11월1일자 톱 기사로 '나꼼수'현상과 그 의의를 상세히 소개했다. 핵심 메시지는 한국의 주류신문 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이 나꼼수를 국민의 우상으로 만든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나꼼수'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의 주류 보수 언론의 의무 태만을 호되게 비판한 기사였다.

'나꼼수' 비난하는 조·중·동, 자신 먼저 돌아보라

물론 '나꼼수'의 행동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팩트가 다른 사실을 보도한 것도 있고 표현이 거슬린 대목들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출범한 시민 저널리즘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결점이다. 앞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해야한다. 그러나 이런 세부적인 결점을 들어 시민 저널리즘의 민주화 역할을 부정한다면 그것은 독선이고 위선이다. 조·중·동이나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공영방송'은 자신의 행동을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 지금 이들이 저지르고 있는 행태야말로 앞으로 언론사에서 지탄받을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일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25일 "정치풍자 넘어…직접 정치에 뛰어 든 나꼼수" 라는 제목으로 '나꼼수'가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인상을 주고 그럼으로써 '나꼼수'에게 특정 정치세력의 색갈을 입히려는 기사를 실었다. 청취자가 '나꼼수'의 말을 믿는 게 두려워 그들의 신뢰도를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정치에 뛰어든 것은 '나꼼수'가 아니라 <조선일보>가 아닌가?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을 지지하고 그래서 종편을 대가로 받았다는 비판을 받는 신문이 아닌가? 이미 조·중·동과 KBS, MBC는 반민주적인 MB 정권의 나팔수라고 다수 국민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한미 FTA '날치기' 통과로 많은 국민이 영하의 추위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 1면에서 FTA 기사는 싹 쓸어버리고 뜬금없이 박근혜 한나라 전 대표의 대학졸업 취업 구상을 톱 기사로 올린 신문이야 말로 정치적 동기가 의심스럽지 않은가? 지금 정치에 뛰어 든 것은 조·중·동 그리고 권력이 사장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이른바 공여방송이 아닌가?

12월1일이면 4개의 종편이 방송을 시작한다. 보수 정권의 나팔수들이 네 개나 늘어나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MB에게는 든든한 지원부대가 될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민주주의는 후퇴할 것이다. 내년 선거에서 MB정권에 대한 협력의 대가로 출현하는 매체들이 여당의 승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은 불문가지다. '나꼼수'가 이들을 상대로 일기당천 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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