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미상 폐 손상의 원인물질 규명에 나선 보건당국이 잠정 원인으로 지목했던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 및 판매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나섰다.
이는 실험용 쥐를 이용한 흡입독성 실험 결과 원인미상 폐 손상 환자에게서 발생했던 폐 섬유화 증상이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최종 분석 결과 인과관계가 확정되면 제품 수거 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4일 원인미상 폐 손상 원인을 규명하는 흡입 독성 실험 경과를 전하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실험쥐를 이용해 가습기 살균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잠정적으로 이상 소견이 나타났다"며 이같이 권고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가습기 살균제 흡입 독성 실험은 지난 9월 말 시작됐다. 실험 결과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한 실험쥐에서 원인미상 폐 손상으로 사망했던 환자와 같은 병리학적 소견이 나타나면 폐 손상과 살균제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는 것이다.
흡입 실험은 실험쥐 80마리를 20마리씩 4개 집단(시장점유율이 높은 살균제 3종을 각각 흡입하도록 한 3개 집단과 흡입하지 않은 1개 비교군)으로 나눠 하루 6시간씩 주 5일간 흡입하도록 하고, 실험 1개월 및 3개월 시점에 부검을 통해 폐 조직에 생긴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흡입 1개월 후 진행된 1차 부검 결과 검사 대상 3개 제품 가운데 2개 제품을 흡입한 실험 쥐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전 본부장은 "이상 소견이란 살균제를 흡입한 실험 쥐의 폐 조직에서 인체 원인미상 폐 손상과 같은 변화를 관찰했다는 의미"라며 "2개 제품을 흡입한 쥐에서 폐 섬유화가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전 본부장은 "최종 결과를 확정하려면 병리적인 판독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오는 8일 최종부검 결과를 확인하고 10일에는 전문가 검토 회의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 본부장은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는 가을 및 겨울로 접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국민은 물론 판매자와 취급자에게 가습기 살균제 사용·판매를 전면 중단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모든 국민에게 가습기 살균제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하고 판매업자에게도 판매 중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향후 최종 부검 결과를 통해 인과관계가 입증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제품 안전 기본법에 따라 강제 수거 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하루 한 번 물통의 물을 5분의 1 정도 넣고 충분히 흔들어 2차례 이상 헹구고 △진동자 부분의 물은 가습기에 표시된 배출구 쪽으로 기울여 제거하며 △세척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진동자 부분 및 물통 세척은 스펀지나 천으로 닦는다 등 내용을 담은 가습기 안전 사용 요령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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