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가디언>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오후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재원 관련 발표를 75분 간 하면서 재원 확보 방안으로 항공세 도입 등과 함께 금융거래세를 거론할 예정이다. G20 국가 중 영국과 미국 등이 금융거래세 도입에 반대하고 있지만 게이츠는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에서만 금융거래세를 걷어도 90억 달러의 예산이 확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할 예정이다.
게이츠는 2일 신문에 "금융거래세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1년 전보다 금융거래세 도입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금융거래세 반대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는 않더라도 G20에 참석한 다른 국가들의 금융거래세 도입 움직임을 막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 지난달 25일 빈민국 농민의 빈곤 극복을 도운 공로에 대해 세계식량계획(WFP)이 수여하는 '조지 맥거번상'을 받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왼쪽). ⓒAP=연합뉴스 |
게이츠는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전 빈곤퇴치 지원을 약속했던 국가들이 부채 위기로 약속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라며 각국이 국내총생산(GDP)의 0.7%를 개발재원으로 내기 위해 다른 세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신문은 영국의 경우 금융거래세 도입 없이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또 영국과 홍콩 등 금융산업이 발달해 금융거래세 도입을 망설이는 국가들도 세금정산(settlement tax) 등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세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대 등은 전 세계가 모든 금융거래에 1%의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에 쓰라는 '로빈 후드세' 운동을 시작한 바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 역시 G20를 앞두고 전 세계가 0.005%의 금융거래세를 걷으면 연간 400억 달러의 개발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거래세는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금융자본의 탐욕을 규제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대중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영국의 로완 윌리엄스 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도 금융시장에 윤리적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 런던 세인트폴 성당 앞을 점거하고 있는 '런던 점령 시위대'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2일 영국 정부에 조언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그리스 정부의 '폭탄 선언'으로 위기감이 다시 커지면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금융거래세와 금융자본 규제에 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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