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시청 앞 광장에서 농성하고 있는 시위대 500여 명이 이날 저녁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페인트 볼 등을 발사했고 시위대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85명을 연행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진압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진 콴 오클랜드 시장은 시가 시위대와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위대가 평화롭게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도시의 안전과 위생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는 또 시위 과정에서 성범죄와 폭행이 벌어졌다는 보고를 받았으며 이들이 머물던 프랭크 오가와 플라자가 낙서와 시설물 파괴로 손상을 입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는 소수의 시위 참가자가 일으킨 문제라고 반박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우드러프 공원에서 2주간 농숙 농성을 벌여온 시위대가 이날 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고 50여 명이 체포됐다. 이날 진압에 앞서 카심 리드 애틀랜다 시장은 시위대의 공원 점거 허용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헬기와 특수기동대를 동원해 시위대에게 공원을 떠나라고 경고한 뒤 공원에 진입했다. 말콤 매킨지라는 시위 참가자는 <CNN>에 "굉장히 무서웠다"며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감옥으로 보내지고 있다. 미국이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대하는 걸 보는게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 미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25일(현지시간) 밤부터 시작된 진압으로 연행되고 있는 월가 시위 참가자. ⓒAP=연합뉴스 |
지난 주 시카고에서 시위대 130명이 연행되고 필라델피아에서도 15명이 체포된 데 이어 경찰의 진압작전이 연이어 벌어지는 모양새다. 경찰의 강경 진압은 월가 시위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시점과 비슷하다.
미국의 조사기관 퓨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동조 시위가 조직되던 2주전 월가 시위 기사는 전체 뉴스의 10%에 달했지만 지난 주에는 4%로 떨어졌다. <로이터>는 지난 주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사망하면서 월가 시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시위의 진앙인 뉴욕 주코티 공원의 시위대들도 쌀쌀해진 날씨 탓에 지속적인 시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달 3일에서 4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또 한 번 전 세계적 시위가 벌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월가 시위를 처음 제안했던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스>는 G20에 앞서 오는 토요일인 29일 금융거래세에 세금을 부과하는 '로빈 후드세'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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