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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324>

중국 동포가 술에 취한 채 찾아와서 횡설수설한다.

말을 무지하게 많이 하지만,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하기 때문에, 실제로 한 말은 몇 마디 안 된다.
"오야지한테 돈을 못 받았다."
이게 다다.
술 깬 다음에 다시 오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왔다.
하지만 완전히 깬 건 아니고 해장술을 걸쳤는지 반은 취해 있는 상태다.
신세 한탄과 원망이 혼합된, 무지하게 시끄러운 넋두리 가운데서도 겨우 금액을 알아냈다.
삼백을 못 받았단다.
내가 물었다.
"달라고 해봤어요?"
"예."
"뭐래요?"
"내일 주께, 모레 주께, 하고 미루죠."
"안된다고 하지!"
"예. 안된다고 하죠."
"그럼 뭐래요?"
"막걸리 사준다고 오라고 합네다."
"그럼 갑니까?"
"예. 가죠."
"가면?"
"같이 마시죠."
"마시면?"
"취하죠."
"취하면?"
"다 잊어버리죠."
"잊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죠."
"그럼 가면 안 되겠네?"
"예. 그래서 이제 안 갈 겁니다."
"그럼 노동부 갈래요?"
"예."
진정서를 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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