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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대, 대형은행 계좌 폐쇄 운동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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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대, 대형은행 계좌 폐쇄 운동 착수

내달 5일 '계좌 전환의 날'…현재까지 약 2만 명 동참 의사

기업의 탐욕과 경제적 불평등을 비판하는 월스트리트 시위대가 자신들의 비판 대상 중 하나인 대형 은행의 계좌를 폐쇄하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시위가 4주째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구체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10일(현지시간) <타임>에 따르면 시위대들은 다음달 5일을 '은행 계좌 전환의 날(Bank Transfer Day)'로 정하고 대형은행에 개설된 각자의 계좌에 있는 돈을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에 이체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운동은 당초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27세의 화랑 운영자 크리스텐 크리스천이라는 여성이 제안한 계획이었다. 그는 최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이 직불카드 사용 수수료를 월 5달러 가량 인상하기로 하자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온라인을 통해 이러한 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천은 자신이 월스트리트 시위대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들은 이 운동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사항과 부합한다고 판단해 캠페인을 지지하기로 했다.

▲ 10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보스턴 점령(Occupy Boston) 시위에서 '기업을 위한 정부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든 여성이 확성기에 대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계좌 전환의 날'로 선정된 11월 5일은 영국의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로 1605년 왕권 강화를 위해 가톨릭을 억압한 영국의 제임스 1세에 대항해 가이 포크스를 비롯한 가톨릭교도들이 국회의사당을 폭파시키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을 기린 날이다.

하지만 크리리천은 자신들의 운동이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월마트가 싫으면 동네 슈퍼에서 사는 것처럼 사람들이 존경할만한 기업으로 돈을 옮기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개설한 '은행 계좌 전환의 날' 페이스북 캠페인에는 11일(한국시간) 현재 2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참여하고 있다.

<타임>은 이 계획이 그 동안 산만하고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받은 시위대가 내놓은 첫 구체적 행동이라면서도 이러한 캠페인이 대형은행에 실제로 타격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처지에 놓이게 될 정도로 대형 자금을 운용해 와서 시위대 개인들의 계좌에 있는 소액의 자금으로 은행의 주요 업무를 방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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