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 이윤재(77) 회장의 이은욱(55) 전 사장에 대한 청부 폭행 의혹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5일 경찰 조사에서 "이 전 사장이 소송과 언론 제보 등을 통해 회사에 해를 끼쳐 (피죤) 김 이사에게 '겁을 좀 주든지 무슨 방법을 강구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지시에 김 이사는 "제가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청부 대가로) 3억원이 필요하답니다"라고 대답했고 이에 이 회장이 운전기사를 통해 김 이사에게 3억원을 전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회장은 10일 경찰에 다시 나와 조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이미 주요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시인을 한 셈이다.
이 전 사장이 피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 2월이었다.
섬유유연제 분야에서 한때 50%에 이르렀던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곤두박질하고 업계 1위 자리도 LG생활건강에 내줘 피죤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취임한 이 전 사장은 피죤의 월 매출을 2월 46억원에서 5월 9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취임 4개월만인 지난 6월 이 회장은 이 전 사장이 권한을 남용하고 회사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그를 전격 해임했고, 이에 불복한 이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및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5일 밤 이 전 사장은 귀갓길에 괴한들로부터 주먹과 발로 폭행당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이 전 사장은 이 회장 측이 폭행을 사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붙잡힌 조직폭력배 3명과 김 이사는 구속됐다.
이 회장은 이번 사건이 있기 전에도 회사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슬리퍼로 간부의 뺨을 때리는 등 임직원에 대한 도를 넘는 폭언·폭행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피죤측은 사건 초기 이 회장의 폭행 연루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미 관련 수사와 압수 수색 등을 통해 상당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3억원을 건네받아 김 이사에게 전달한 운전기사 송모(59)씨가 전날 경찰에 자수해 수사는 급진전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빨리 나와 조사를 받으라는 경찰의 강력한 요청에도 10일 오후에 출두하겠다는 요청서를 제출하고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보다 주먹'에 호소한데 따른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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