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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한윤수의 '오랑캐꽃']<319>

베트남인 티(가명)는 퇴직금 차액 30만 원을 받지 못했다.
사장님은
"와서 받아가!"
라고만 한다.
왜 통장으로 넣어주지, 와서 받아가라고 할까?
티가 기숙사 *열쇠를 반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장님은 티를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가끔 기숙사에서 물건이 없어지거든요."

하지만 티는 가기 싫다.
지금 일하는 인천에서, 화성시 장안면에 있는 그 회사가 너무 먼 데다가,
가면 돈이 깎일지도 모르고, 욕을 먹을지도 몰라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 센터에서 도와주어야지, 별 도리 없다.
회사에 전화를 걸었으나 또 사장님은
"와서 받아가라니까요."
라고만 한다.
"노동자가 무서워하니 받으러 갈 순 없고요. 정 안 주시면 노동부에 진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열쇠는 어떡하고요?"
"열쇠요? 노동부에서 만나 드릴게요."

결국 노동부에 진정했다.
설마 하던 사장님이 발끈했다.
"아니, 30만 원 가지고 진정을 해요?"
"30만 원이라니요? 외국인한테는 3만 원도 큰돈입니다."

노동부에서 (사장님을) 호출하자,
통장으로 30만 원이 들어왔다.

티가 택배로 열쇠를 보냈다.

*열쇠를 반납 : 나는 돈을 받기 전에도 여러 번 전화해서 열쇠를 반납할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티는 차일피일 미루다가 돈을 받고 나서야 열쇠를 보냈다. 그는 아마도 그 열쇠를 담보로 갖고 있었던 듯하다. 그의 심리가 꼭 돈 받고 나서야 인질을 풀어주는 인질범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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