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 있는 통역을 모셔오기 위해서는 방을 구해줘야 한다. 외국여성 혼자서 방을 구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방 찾기에 나섰던 그녀는 한나절도 안 돼 포기했다. "발안에는 방이 없어요."
없긴 왜 없어! 나는 발안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쉬는 날 하루 다리품을 팔아서 방 세 개를 물색해 놓았다. 싼 방, 편리한 방, 중간치.
1. 싼 방 농가를 개조한 원룸.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 장점은 싸다는 거. 그러나 10킬로쯤 떨어진 곳이라 버스비가 드는 걸 생각하면 월세 20만원과 맞먹는다. 더구나 버스에서 내려 후미진 길을 10분 정도 걸어야 하므로 밤늦게 귀가할 때 불안하다. 환경도 좋지 않다. 집 앞 도로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는지 마치 쓰레기장 같다.
2. 편리한 방 발안 근처 향남지구의 고시텔.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0만원. 장점은 풀 옵션으로 침대, 냉장고, TV, 컴퓨터 등이 갖춰져 편리하다. 또 20분 정도 걸으면 되니까 버스비가 안 든다. 단점은 너무 비좁고 비싸다는 것. 더구나 싱크대라는 게 컴퓨터 책상까지 겸하고 있어서 취사가 쉽지 않다. 베트남 사람은 잔뜩 늘어놓고 요리를 해먹어야 하는데 못해먹게 생겼다.
3. 중간치 발안 변두리 연립주택의 반 지하.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20만원. 장점은 15분 정도 대로변을 걸으면 되니까 버스비가 안 들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 싱크대 화장실 샤워가 완벽하다. 단점은 지하라 습기가 차기 쉽다. 하지만 올해 그 많은 비가 왔어도 곰팡이 냄새가 안 난다. 요리해먹기 좋고 방이 넓다. 무엇보다 안전하다.
세 방을 보여주자 그녀는 예상대로 1번에서 실망하고, 2번에서 경악하고, 3번에서 안도했다. 3번과 계약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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