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25일 쿡을 "잡스의 주력선수"라고 칭하면서 그의 과거와 애플 내에서 보여준 성과에 대해 전했다.
쿡은 1998년 당시 세계 1위 컴퓨터 기업인 컴팩을 떠나 파산을 간신히 면할 지경이었던 애플에 합류했다. 통신은 당시 그가 잡스와의 첫 만남에서 내린 결정이 쿡 자신의 삶 뿐 아니라 IT 역사의 궤적을 바꾸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했다.
쿡은 1978년 로버츠데일 고등학교에서 전체 175명 중 2등을 차지하는 수재였고 1982년 오번 대학에서 산업공학 학위를 받았다. 1988년에는 듀크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IBM에서 12년간 근무한 그는 1997년 컴팩 부사장 지위로 옮겼지만 6개월만에 다시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쿡은 잡스와 처음 만났을 때 파산 직전의 낙오자를 위해 컴팩을 떠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봤지만 "난 내 왼쪽 뇌가 아닌 직감에 따랐다"고 술회했다. 쿡은 지난해 모교인 오번 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애플에 들어가기로 한 결정에서 나왔다"며 "애플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내가 내렸던 결정 중 최고였다"고 말했다.
이후 잡스와 쿡은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를 유지했다. 잡스가 현장에서 직원들을 바로 해고하는 등 격정적인 성격을 지녔다면 쿡은 견실하고 상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잡스가 채식주의와 영성에 관심을 보였다면 쿡은 운동광이었다. 또한 쿡은 휴일에도 직원들을 호출해 일하는 일 중독자다.
▲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가 된 샘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 ⓒAP=연합뉴스 |
쿡은 애플에 들어온 후 생산 라인과 유통망을 단순화시키고 제조 부문 일부를 외주화해 전년 대비 재고를 5분의 1로 줄였다. 1997년 애플의 매출은 19%가 뛰었고 1998년엔 25%, 2010년엔 39.4%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쿡은 '운영의 천재'로 불리며 애플 내에서 운영 효율성을 디자인에 맞먹는 위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잡스의 명성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COO가 CEO 자리에 오르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페치는 전 인텔 CEO였던 크레이그 바렛이 COO 출신인 점을 들어 그를 옹호했다. 그는 "사람들을 쿡을 운영의 천재라고 부르지만 그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전략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잡스 체제에서 준비된 애플의 제품이 모두 발표될 2~3년 후 스티브 잡스가 보여줬던 독창적인 감각과 아이디어를 쿡이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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