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중은행들의 자체 전세자금대출이 8.8%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인 0.6%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자체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조1270억 원으로 전월말보다 8.8%(3331억 원) 급증했다.
월 중 전세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0.4%의 22배 수준으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인 0.6%에 비해서도 15배에 달한다.
은행들의 자체 자금을 재원으로 한 전세자금대출은 국민주택기금이 재원인 전세자금대출과 달리 금융감독당국의 가계대출 집계에 포함된다.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 7636억 원 신규 공급되는 등 올해 들어 7개월간 3조5486억 원 공급됐지만, 가계대출 증가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은행들은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난이 심화될 경우 자체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많이 늘어나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 노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전셋값 안정 노력과 함께 대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 완화도 필요하다는게 은행들의 지적이다.
은행들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이달부터 월별 가계대출 증가율을 0.6% 이내로 억제해야 하지만, 대형 은행들은 이미 이달 대출 여력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이달 중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여력은 148억 원에 불과하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459억 원과 704억 원에 그친다. 농협은 대출 여력이 모두 소진됐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5개 은행의 자체 전세자금대출은 939억 원 증가해 은행당 평균 188억 원 늘었다. 하반월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상반월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은행 가계대출 여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전세자금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가계대출 축소 노력을 어렵게 만들 수 있어 전셋값 안정 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전세자금대출과 주택 마련용 주택담보대출 등 실수요 대출만 취급해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이드라인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 대출은 가이드라인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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