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북미대화를 먼저 진행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주장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아사히신문>은 21일 한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과 접촉할 것을 재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남북 간 대화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 북미 대화를 통해 북한에 한국과의 대화를 촉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의 안보상 가장 주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로 미국을 통해 우리나라의 생각을 북한에 전할 수도 있다"는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교도통신>도 이날 미국이 ARF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에 고위급 양자 회담을 이미 제안했다며 클린턴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장관급 접촉을 사전조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20일에도 북한에 만찬 회동을 제의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하지만 캠벨 차관보는 21일 <연합뉴스>에 이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면서 "북미 회담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북한은 이번 ARF에 박의춘 외무상을 단장으로 한 8명의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다. 이 중에는 북한 핵협상을 담당하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임기 내 남북 비핵화 회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가까운 ARF에서 남북 접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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