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룰즈섹' 10대 해커 "법은 공정할 때 존경받는 것"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룰즈섹' 10대 해커 "법은 공정할 때 존경받는 것"

<가디언> 전화인터뷰서 "비밀번호 추적 염려 없어져야"

50일 동안 미 중앙정보국(CIA)과 의회, 소니(SONY) 등을 연달아 해킹하다가 지난달 25일 갑자기 활동 종료를 선언한 해커집단 '룰즈(Lulz) 시큐리티'(룰즈섹)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10대가 룰즈섹의 해킹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가디언>은 14일 유출된 채팅 기록 등을 토대로 룰즈섹의 리더로 추정되는 '토피어리(Topiary)'라는 아이디의 해커와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이용해 인터뷰했다.

<가디언>은 룰즈섹의 트위터 계정을 담당한 이 해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트위터 계정(@lulzsec)을 이용해 "룰즈 보트의 선장입니다"라는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해당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토피어리'는 자신의 나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변화를 열망하는 10대'라고 소개했다. 그는 룰즈섹의 활동 종료에 대해 "사람들은 믿으려하지 않지만 우리는 정말로 룰즈섹을 끝냈다"며 "그 편이 깔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50일 간의 활동에서 23만5000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돌파했고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팬들을 (해커집단) 아너니머스(Anonymous)와 (해킹 운동) 안티섹(AntiSec)으로 방향을 돌리게 했다"며 "높은 관심과 깔끔한 퇴장, 대폭발(big bang), 그리고 먼 곳을 향한 항해"였다고 자찬했다.

'토피어리'는 또 자신들이 다른 해킹 그룹과는 차별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활성화된 트위터가 있었고, 즐겁게 일했으며 만화같은 매력이 있었다"며 "우리는 시작할 때와 끝날 때를 알았고 무엇보다 즐기는 방법을 알았다"고 말했다.

'크게 웃다(Laughing Out Loud)'라는 말의 인터넷 용어(Lulz)를 사용하는 집단답게 재미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토피어리'는 또 자신들이 사전에 계산해서 해킹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해킹 대상은 자연스럽게 정해졌다고 밝혔다.

ⓒLulzsec

"관심을 즐겼다고? 언론들이 룰즈섹을 갈망한 것"

룰즈섹의 해커들이 국제적으로 쏠린 관심을 즐기려 했다는 질문에 그는 자신들이 언론에 목마른 게 아니라 언론들이 자신들을 갈망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룰즈섹은 40일 동안 어떤 매체에도 접근하지 않았고 매체들은 우리의 트위터에 올라간 내용을 보도했다"며 "우린 때때로 이상한 트위터 글을 올려 언론을 혼란스럽게 하는 걸 즐겼고 특정 기자에게만 정보를 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의 관심이 자신들이 더 정보를 공개하게 하는 동기가 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룰즈섹이 소니 관련 게임 서비스에 등록된 고객 이름과 암호를 공개해 일반 시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에는 "고객 자료를 암호화하지 않은 소니의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룰즈섹 및 룰즈섹 멤버들이 소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너니머스는 위키리스크를 지지하거나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토피어리'는 "아너니머스에서 나의 주된 목표는 새로운 것을 찾는 이들에게 혁명의 단어를 퍼트리는 것"이라며 "혁명은 10대들이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를 가지고 튀니지 정부를 걷어차는 것"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또 "튀지니인들이 비밀번호를 추적당할 염려 없이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내게 혁명이란 약자를 대변하면서 거인(big guy)를 쓰러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킹 사건을 계기로 각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합법화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법에 대해서는 '노(no)'라고 외칠 것이고 법은 묻지도 않고 따르는 게 아니라 공정할 때 존경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해킹에 관여하지 않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수사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는 그는 체포되더라도 다른 해커를 밀고해 형을 낮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싸워왔던 것들에 반대되는 입장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며 "수사기관들이 우리를 몰아붙이지 말고, 특히 룰즈섹에 있는 친구들을 건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룰즈섹은 6~8명의 해커로 구성돼 '정보 공개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한다'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좌우명을 신봉하면서 정부기관과 대기업들의 정보를 해킹해 공개해 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