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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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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한윤수의 '오랑캐꽃']<306>

전남 무안의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던 태국인이 찾아왔다.
밀린 임금 125만 원과 퇴직금 차액 13만 원을 못 받았단다.

사장님과 통화했다.
*밀린 임금을 줘야 한다는 데는 사장님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줘야지요."

하지만 퇴직금 차액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삼성 주었으면 됐지, 뭘 또 줘요?"
하는 식이다.
하도 말이 안 통해서
"거래하는 세무사 있죠?"
물으니 있단다.
"그럼 세무사한테 물어보고 다시 전화하세요."
하고 말았다.

일주일 후 다시 전화가 왔다.
"태국 근로자 000 담당하는 간사 좀 바꿔주세요."
L간사가 받았다.
"네. L간사입니다."
사장님은 다짜고짜 욕부터 했다.
"니가 뭔데 퇴직금 더 달라고 해 이 새끼야. 니가 조폭이냐? 이런 호로새끼, 머리를 쪼개벌라."
여기는 간단히 썼지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참다못해 L간사가 경고를 발했다.
"더는 안 참습니다. 녹음하겠습니다."
사장님은 잠시 주춤하더니
"녹음해. 새끼야."
하고는 딸깍 끊었다.

어이상실이다.
단돈 13만 원 때문에 허벌나게 욕을 퍼붓다니.
내가 조사한 바로는, 곰팡이 쓴 그릇에 밥을 주는가 하면, 통장에 돈이 있으면서도 안 주는 걸로 유명한 회사가 욕까지?
가증스럽다.
하지만 아무리 가증스러워도 힘없는 내가 어쩌겠는가?
목포 노동부에 진정하는 수밖에 없지.

하지만 우리 직원이 목포까지 직접 갈 수는 없다.
서류 일체를, 우리 센터와 오래 전부터 업무 협조를 하고 있는 '전남목포영암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로 보냈다.
"출석날 태국인 보낼 테니 도와주세요."하고.

1라운드는 발안 센터에서 맡았지만,
2라운드는 전남목포영암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에서 맡아줄 것이다.

조사 받으러 목포 노동부에 가서,
누가 눈물을 흘릴지 아무도 모른다.
사장님일까? 태국인일까?

누가 흘리든,
거기서 흘리는 눈물은
목포의 눈물이 될 것이다.

*밀린 임금 : 사장은 실제로 밀린 임금 125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지급했다.

*삼성 : 사업주가 삼성화재에 적립한 퇴직보험금. 흔히 실제 퇴직금보다 적어서 말썽이 많다. 요 적은 만큼이 퇴직금 차액이다.

*후일담 : 며칠 후, 목포 노동부의 감독관은 퇴직금 차액 13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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