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글로브>에 따르면 미국의 아랍-미국연구소는 13일 발표한 설문조사(☞바로 가기)에서 아랍인들은 오바마가 집권한 이후의 미국을 부시 행정부 시절보다 덜 선호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심지어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보다도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랍-미국연구소장인 제임스 조그비에 따르면 미국의 이라크 침공,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분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계속되는 좌절이 지난 10년 간 미국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아랍권의 부정적인 여론을 키워왔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시스 |
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는 오바마의 집권 초기 아랍권에서 불었던 낙관론이 사라지면서 미국의 인기가 얼마나 더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
2008년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해에 이집트인의 9%만이 미국에 호감을 보였다. 1년 뒤 오바마가 집권했을 때는 30%까지 뛰었다. 하지만 현재 호감도는 5%로 주저앉았다. 이같은 경향은 모로코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또 이들은 이란의 정책을 미국의 정책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랍 세계의 지지를 통해 이란을 고립시키려 하는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려스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오바마의 대아랍 정책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각각 3%에 불과한 반면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정책에 동의하는 이들은 각각 31%, 20%나 됐다. 사우디 아라비아만 오바마에 10%, 아흐마디네자드에게 4%의 지지를 보냈을 뿐이다.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인들이 시아파 신정국가인 이란에 부정적인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조그비는 오바마가 아랍 지역의 최대 현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특임대사를 파견하겠다고 한 약속이 초기의 기대를 높였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환상이 깨졌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취임 초기 임명한 조지 미첼 특사는 지난 5월 결국 사임했다.
조그비 소장은 한달 전 오바마를 만나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알려줬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문제 때문에 지지도가 낮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조사에서 아랍 지역 사람들 상당수가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큰 효과가 없거나 미국-아랍 관계를 저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이집트인의 39%는 중동에 확산되는 민주화 바람이 아랍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응답했고 45%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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