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삼성전자의 노사협의회인 한가족협의회 위원 시절, 여직원 유산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이후 회사의 눈 밖에 나면서 '왕따' 등 다양한 불이익을 겪었고, 결국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병을 앓게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일 통지한 결정문에서 박 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에 박 씨는 행정소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12일 출범한 삼성노동조합과 행동을 같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기사: 삼성에 민주노조 깃발 솟았다)
박 씨는 13일 <프레시안>과 만나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을 반박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결정문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할 만한 생명의 위협에 상응하는 강도의 심리적 외상의 원인"이 없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박 씨가 앓고 있는 병과 삼성전자에서 겪은 업무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박 씨는 "삼성전자에서 '직무 대기'를 빙자한 '왕따 근무'를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건강이 크게 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루 종일 컴퓨터도 없는 빈 책상에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면서 "동료들과의 접촉도 차단하고 화장실을 갈 때마다 보고하게끔 하는 게 왕따가 아니면 무엇이냐"라고 설명했다.
산재 요양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박 씨는 한층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러나 박 씨는 크게 낙담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과의 싸움이 간단히 끝나지 않으리라는 점은 미리 예상했다는 게다. 삼성노동조합까지 생겼으니 두려울 게 없다는 말도 곁들였다.
그리고 박 씨는 최근 산재 인정을 받은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과도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삼성노조 출범을 계기로 그동안 감춰졌던 삼성의 반(反)인권적인 노동 실태가 햇볕 아래 드러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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