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살포한 최루액이 "과량 노출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유독한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은 태아에 유해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으며, 발암효과와 폐, 간, 신경독성 및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는 물질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과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료진들은 지난 10일 '희망버스'에 참가했다가 최루액을 맞은 환자들을 진찰한 결과 "200여명 이상의 환자들이 피부에 화학적 화상을 입었으며 눈과 그 주위에 염증 소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부 참가자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구토를 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청은 같은 날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은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돼 있지 않은 '파바'(pava 30)라는 제품이며,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들어간 최루액은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경찰이 사용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파바'에는 '노니바마이드'(Nonivamide)와 '프로판-2-올'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노니바마이드는 현재까지 피부와 눈에 노출되거나 섭취하면 매우 유해하고 과량 노출 시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자료 부족으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이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노니바마이드는 합성 캡사이신인데, 캡사이신 또는 합성 캡사이신은 실제로 안전한 물질이 아니며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고 주장했다. 캡사이신은 매운 맛을 내는 휘발성 화학 물질이다.
실제로 1993년 미군이 벌인 독성연구자료인 <캡사이신 독성에 대한 개괄>에 의하면 캡사이신은 "호흡기능에 대한 심대한 효과를 미치며, 돌연변이 유발효과, 발암효과, 심혈관독성, 폐독성, 신경독성 및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캡사이신이 돌연사나 임신부에게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 캡사이신이 들어간 최루액을 맞고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캘리포니아 환경청 또한 캡사이신이 8주 이전의 태아에도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노니바마이드가 들어간 최루액은) 신체에 매우 유해하고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물질임에도 아직 그 안전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물질을 시민에게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어 "경찰은 야간에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살포하였고, 그 중에는 노약자, 여성, 어린이, 장애인 등이 포함돼 있었다"며 "이는 극히 위험한 행위이고 경찰의 무차별적인 시민에 대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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