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해머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4일(현지시각)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 간 나오토 일본 총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드미트리 메드메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 다른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며, 특히 이 대통령의 견해에 주목할 것이라는 의미로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해머 대변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매우 가깝고 친밀한 유대를 갖고 있고, 이 대통령의 리더십과 천안함 사건 등 매우 어려운 북한 문제들을 다뤄온 방식을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통적 기조는 '동맹국 중시'
해머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향후에도 6자회담 등 북핵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해머 대변인은 "북한은 비극적인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도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동맹국의 이익'을 중요하게 여겨 온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해머 대변인이 "우리가 수차례 얘기했듯이 북한은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 그에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진정성을 나타내 보여야 한다"고 말한 것이나 "많은 부분은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부분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노선과 거의 흡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미 NSC의 제프리 베이더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도 지난 2일 "북한 어뢰에 의한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북한은 한국을 공격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점 등 자신들의 의도를 한국에 확실하게 약속함으로써 한국의 우려를 해소해야 했다"며 "그렇게 되면 6자회담 재개로 이행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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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24일 전쟁기념관에서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미국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승리가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보다 오히려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열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박후건 경남대 교수는 5일 <프레시안> 칼럼에서(☞바로 보기) "문제는 미국이 북한 문제에서 동맹국과의 이해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은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현재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북정책에서 보다 강경한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했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하게 되는 게 아니라, 동맹국인 한국이 강경책을 요구한다면 미국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당한 시각"이라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현재 미국의 동북아시아 정책의 핵심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라며 "미국은 북한을 중국 편으로 보기 때문에 북한 문제를 푸는데 있어 중국과 관련지어 생각해 왔고, 이 기조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상원에서도 약진한 이번 선거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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