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SUK_85 김진숙 용역들 싣고 온 관광버스 쫘악 깔리고 바퀴벌레들이 시커멓게 쏟아져. RT "@hans6187 한진 상황. 희망 버스와의 만남을 지켜주세요. 사측이 희망버스를 막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가까운 지역동지들 지켜 주십시요 지금 결합해 주십시오. 용역도 마구 모집 중인 걸로 정황이 나타납니다. RT @hans6187 희망 버스를 지킵시다. 한진 상황. 희망 버스 저지키 위해 양쪽 문 폐쇄 시도 정문은 인의장벽으로 봉쇄 예정. 용역, 관리직 12일까지 총동원. 약 1,000명 배치 예정. 조합원 슷자가 많이 부족. 지금부터 일요일까지 시간되는 데로 연대할 수 있는 동지들게 요청드립니다. JINSUK_85 김진숙 한진 상황. 사측 구사대 300명 서문 침탈 대기 중 조합원보다 몇 배 많습니다 잠시 후 침탈 예정. JINSUK_85 김진숙 비는 내리고 소화기는 하얗게 피어오르고 열배가 넘는 단련된 깡패들 앞에 맞서있는 우리 조합원들. 저들의 표정까지 제 눈엔 다 보이는군요 JINSUK_85 김진숙 특수선 쪽 출입문에서 용역깡패들과 구사대들이 조합원들과 격렬한 전투 중. JINSUK_85 김진숙 우리 조합원들 때리지 마라! 평생 일한 직장에서 아무 잘못없이 짤리면 누가 그걸 받아들이겠냐고! 6개월 동안 집에도 못가고 가슴 속엔 피멍들고 몸뚱이엔 골병든 사람들이다! 제발 때리지 마라! JINSUK_85 김진숙 용역깡패들 방패에 머리 찍힌 대의원은 중상, 조합원 한분은 밟혀서 허리 부상! 용역 철수시키지 않는 이상 다치는 사람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 RT "@_Mirror__ 용역 투입. 현재까지 조합원 두 분 실신하셨고, 서문이 뚫렸다고 합니다. 조합원 동지들에게 십 원짜리 욕과 폭력을 휘두르는 몰지각한 용역과 경찰들을 혼내줍시다. 저는 옷 입고, 한진으로 갑니다. RT "@hans6187: 용역들 방패에 한 동지가 맞고 허리부상인 듯 구급차에 살려갔슴 ㅠㅠ 저도 기진맥진 힘 다빠지고 땀이 두 번이나 나동그라졌지만 건재합니다. RT "@hans6187: 용역들이 동문으로 이동 중. 아마 오늘 중으로 문 세 개를 다 확보하려는 것 같슴다. 달려와 주십시요 희망버스 지키러ㅠㅠ" RT "@hans6187: 한진 상황. 서문을 포기했슴다. 정문이라도 막으려 합니다. 희망버스를 기다리는 조합원과 김진숙 동지에게 힘을 모아 주십시요 인원이 너무 적습니다. 이틀을 버텨야 합니다. 이대로 당할 순 없습니다. RT "@mhosr '노동의 권리', '먹고 살자'는 이야기에 경찰로부터 보호받는 '공식깡패용역'을 투입하여 '두드려 패는' 나라와 기업이 '공정사회'를 말할 자격이 있나? 6.10항쟁으로부터 24년이 지난 오늘. 한진중공업의 모습이다. |
아, 눈물이 난다.
위는 우리가 서울에서 마지막 '희망의 버스' 진행팀 회의를 하는 동안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1분전, 5분 전, 10분 전으로 끊임없이 올라오는 현장의 소리, 아비규환의 소리다.
'희망의 버스'가 뭐라고, 7개월여째 답 없이 절망의 나날을 보내왔던 현장의 노동자들이 다시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다.
절망은 이제 정말 지겹다는, 체념과 낙담도 이젠 싫다는, 그래서 신나게 놀고 오자는 날라리 '희망의 버스'를 지키기 위해, 나를 위해, 지금 누구인가가 저 남도 끝에서 울부짖으며 '현대판 사제 용병'인 용역깡패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 캠핑 가듯이 즐겁게 가자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건 연대의 마음 뿐이라고, 힘이 되지 않는 시와 노래와 춤과 그림 뿐이라고, 그거라도 힘이 된다면 함께 하자고, 가족들의 손을 잡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연인의 손을 잡고 소풍 가기 전날처럼 마음이 설렌 이 착하고 순박하기만한 사람들을 위해 지금 자신의 절망만으로도 어깨가 무너지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싸우고 있다. 회의를 중단하고 트위터 상에 쉬지 않고 올라오는 실시간 글들과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모두의 눈이 충혈되고, 말이 없다.
아, 이 가슴에 용광로의 화염처럼이나 뜨겁게 타오르는 이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하나.
아, 이런 악독하고 예의없는 세상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
어제는 다시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박00 조합원이 '노동탄압 중단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화장실에서 자결을 했다. 그렇게 죽어간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 희생자 15분을 포함해 헤아릴 수 없다. 김진숙 선배가 지키고 있는 그 85호 크레인을 지키기 위해서만 김주익과 곽재규 열사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십수년 사이 그렇게 이 땅에는 '정리해고'라는 구제역이 창궐했다. '구조조정'이라는 쓰나미가 평범한 사람들의 가정을 덮쳤다. 이것은 어쩌면 원폭보다 무섭고, 광우병보다 치명적이며, 조류인플루엔자보다 무서운 일상적인 테러이며 살인이었다. 그 과정에서 수백만의 노동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비정규직이라는 벼랑으로 내몰렸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다른 말로 하면 '노동자는 살 수 없는 나라'라는 말이다.
용접슬러그에 얼굴이 움푹 패이고, 눈알에 용접불똥 맞아도 아프다 소리도 못했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교도소 짬밥보다 못한 냄새나는 깡보리밥에 쥐똥이 섞여 나오던 도시락을 주면 공업용수에 말아 먹어야 하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한 달 잔업 128시간에 토요일 일요일도 없고 매일 저녁 8시까지 일하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용접불똥 맞아 타들어간 작업복을 테이프로 덕치덕치 부쳐 넝마처럼 기워 입고, 한 겨울에도 찬물로 고양이 세수해가며, 쥐새끼가 버글거리던 생활관에서 쥐새끼들마냥 뒹굴며 살아야 하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한여름 감전사고로 혈관이 다 터져 죽어도, 비오는 날 족장에서 미끄러져 라면발 같은 뇌수가 산산이 흩어져 죽어도, 바다에 빠져 퉁퉁 불어 죽어도 산재가 뭔지도 몰랐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한 해에도 수십 명의 노동자가 골반압착으로, 두부협착으로, 추락사고, 감전사고로 죽어가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친 동료들 문병 다니고 죽은 동료들 문상 다니는 시간이 잔업 다음으로 많았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그런 한진중공업은 몇 년전 필리핀 수빅에 수조원에 달하는 공장을 지을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 온 것은 무자비한 구조조정 뿐이었다. 2010년에만 비정규직 포함 3000여명이 잘렸고, 300명이 강제휴직을 당했고, 울산공장이 폐쇄됐다. 경영이 위기에 처했냐고. 천만의 말씀. 2011년 올해 270여명을 다시 희망퇴직으로 정리하고, 나머지 170여명을 정리해고 통보한 다음날, 대를 이은 조남호 사주 일가와 주주들은 174억의 고배당을 챙겨갔다.
한진중공업만 그러냐고? 김진숙 선배의 말 대로 '이병철 회장의 아들이 이건희 회장으로 부자 1위가 되고, 또 그 아들 이재용 상무가 부자 2위가 되는 나라. 정주영 회장의 아들이 정몽구 회장이 되고, 또 그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재계순위 4위가 되는' 나라다.
이미 900만에 이르는 노동자 서민들이 비정규직의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오늘도 '사회적 살인'에 다름아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공공부문 사유화 등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의 위기로 전가하는 구조조정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엔 우리들만 다닌 게 아니라고 한다. '평생을 새벽밥하며 남편 출근하는 동안에도 한시도 맘놓지 못했던 아내들도 다녔고, 아빠 돌아올 시간만 목 빠지게 기다리다 아빠 얼굴 그리며 잠들던 우리 아이들도 다녔고, 노심초사 아들내미 사위 걱정에 한시도 편할 날 없던 우리 부모님들도' 다녔던 공장이라고 한다.
도대체 수십년간 '일요일 날에도 특근 나가던'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냐고, 우리가 어떻게 경영을 어렵게 했냐고 한다. '지 마누라, 지 새끼 옆에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던 저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회사를 어렵게 만들었'냐고 한다.
아, 어떻게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사회를 용인하며 살아야 할까.
우리는 모두 조세희 선생의 말처럼 바보인가, 아니면 모두 도둑놈의 편에서, 남의 생과 열망을 도둑질 하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인가.
왜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사회를 우리는 바꾸려 하지 않는가.
김진숙 선배의 말처럼 왜 '맨날 우리만 죽고, 맨날 우리만 패배하는 겁'니까. '이 억장 무너지는 분노를,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이 억울함을 언젠가는 갚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저 먼 부산 바닷가 한적한 공장 앞에서 온 몸으로 지키고자 하는 '희망의 버스'는 잘 준비되고 있습니다. 근 1000여명, 부산 지역에서 연대하는 사람들까지를 합치면 근 2000여명의 '사람'들이 11일밤 어김없이 부산대교(신 영도다리)에 도착해서 전국 각지에서 고이 가슴에 품고 온 양심의 촛불, 연대의 촛불, 사랑과 평화의 촛불을 켜들 것입니다. 서울에서는 고운 손수건을 준비했고,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에서는 고맙다고 양말 선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장투닷컴에서는 따뜻한 한 모금의 술과 홍보물 전체를 내주었고, 우리 시대의 어른이신 문정현 신부님께서 저 먼 군산에서 국밥을 마련해 오신답니다.
시인, 소설가, 미술인, 사진작가, 어린이동화작가, 다큐감독들, 사진작가들, 가수들, 무용가들도 오십니다. 인원은 많지 않지만 수많은 사회단체들의 소중한 분들이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전국 각지의 철거민들, 해고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 시대의 절망을 함께 넘어보자고 부산으로, 부산으로 향합니다.
밤새워 노래와 춤과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농담과 해학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환대와 우애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게 무슨 힘이 될 거냐고요. 하지만 우리는 믿습니다. 사람이고자 하는 마음만큼 강한 것은 없습니다. 역사 이래 그 어떤 총칼과 억압과 배제도 '사람의 말들', '사람의 절규들', '사람이고자 하는 희망의 몸부림들'을 막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때론 외롭고 힘들더라도 그 길에 '사람'이 있다면 어디서든 빛이 비칠 것입니다.
늦었지만, 함께 이 '희망의 버스'를 지켜 주십시오. 함께, 저 절규하는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지켜 주십시오. 저 외로운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아픔을 지켜 주십시오. 그가 절망 속으로 뛰어들지 않게, 그들이 눈물 속으로 빠져들지 않게, 우리가 함께 버팀목이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나를, 우리를 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부산 지역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내일이면 '희망의 버스'를 타야 하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의 전 오랜 벗 하나가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쌍용자동차 77일 투쟁 때는 다리를 다치기도 했던 친구입니다. 내가 기륭전자비정규직 투쟁으로 국회의사당 내 한나라당 원내대표실 앞을 점거하고 있을 때, 그 어두운 의사당 정문 앞에서 싸워주기도 했던 동지입니다. 어제 콜트-콜텍 기타만드는 노동자들 농성장 새단장을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 하더라고. 재능교육비정규직 유명자 지부장은 수술을 거부했다고, 가방에 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돕기 CMS 용지를 가지고 다니는 너무나 씩씩한 동지였는데, 너무 강인한 벗이었는데, 이 견딜 수 없는 절망들에 휩싸여 있는 게 너무나 힘들었던가 봅니다. 그 강인하던 눈에 눈물이 흐르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 말은 안해도 얼마나 많은 절망과 패배가 쌓였으면 저럴까. 속으로 복받치는 이 분노 때문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절망을 넘어보자고, '희망의 버스'를 가장 아래에서 고통받으며 싸우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게 되었습니다. 거기 수많은 마음들을 얹어주신 분들께 얼마나 감사하는지 모릅니다.
이제 나가 봐야 합니다. 오늘도 보신각에서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100만 행진> 세 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고, 그 자리에서 다시 <범국민 민족민주열사 추모 전야문화제>가 열립니다. 끝나고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등록금 없는 세상>이라는 손피켓을 들고, '반값 등록금'을 위해 동맹휴업을 하고, 거리로 나온 학생들에게 연대하러 가자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저 부산 한진중공업에서는 자신들이 수십년간 일해 온 공장에서 쫒겨나지 않기 위해 날을 꼬박 새며 울며 불며, 우리의 '희망'을 지켜주기 위해 싸우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 현대차 아산에서는 목을 매단 또 한 명의 김주익과 곽재규를 지키기 위해 착취의 라인을 멈춰 세우고, 눈물 흘리고 있을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오늘이 87년 6.10항쟁 24주년이 되는 날이랍니다.
슬프지 않습니까. 24년이 흐른 오늘의 이 상황들이.
제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공장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오늘 당신들이 겪고 있는 이 수모를 내일은 우리가 갚아 주겠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죽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쫒겨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이 평지에서 밀려 새들도 둥지를 틀지 않는 저 하늘 가까이로 쫒겨 올라갈 수 없습니다. 쫒겨 나야 하는 것은 이 악독한 기업들입니다. 이 반사회적인 자본가들입니다. 그것을 지켜주고 있는 이 썩어빠진 정부와 체제입니다.
아무리 저들이 우리에게서 '희망'을 뺏어가려 해도,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웃음을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낙관을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연대의 마음을 내려놓지 않을 것입니다.
*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 다음카페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