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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재개…산은금융이 인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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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재개…산은금융이 인수하나

입찰조건 '지분 30% 이상 인수'로 강화

우리금융지주 인수전 참여자의 최저 입찰 규모가 지분 30% 이상 인수 또는 합병으로 결정됐다. 때맞춰 정부는 금융지주회사법을 완화하는 특례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민영화, 5개월 만에 재개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금융위원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새로운 우리금융 매각방안을 발표했다. 5개월 만에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재개됐다.

공자위는 우선적으로 우리금융 입찰조건을 지난해 '4% 지분 인수 또는 합병'에서 '30% 이상 지분 인수 또는 합병'으로 변경했다. 한마디로 지분을 쪼개 팔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간 금융당국은 '능력 있는 인수자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우리금융 지분은 정부 산하 예금보험공사가 56.97%를 보유하고 있다.

공자위는 또 우리금융 매각 시 자회사들인 우리투자증권,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을 일괄 매각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매각 재추진 방안 회의에 대한 본회의를 마친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장, 신제원 금융위부위원장, 박경서 매각소위원장,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산은금융 뜨나

우리금융 매각은 작년 말에도 시도됐으나 실패했다. 인수부담이 커 적당한 인수후보를 선정하기도 어려웠다.

특히 금융지주회사법이 매각 걸림돌이었다고 정부 측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회사가 다른 금융지주회사를 소유할 때 지분 95% 이상을 인수하도록 규정(금융지주회사법 7조 1항, 시행령 5조의 4, 5조의 7)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공자위 발표와 발맞춰 금융지주회사법에 정부가 소유한 기업에 한해서는 지분 인수 하한을 50%로 완화하는 특례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경우 예상 인수부담은 12조 원대에서 7조 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대로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의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회장 취임 이후 산은금융이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다, 경쟁자로 꼽혀온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은 이미 불참 의사를 보인 상태다. 이미 산은금융은 우리금융 인수를 통해 두 금융기관의 민영화를 이룰 수 있다는 논리를 강하게 펴고 있다.

산은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수식기반 확충, 제2금융권 진출, 규모의 경제 달성 등 지금으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들을 단번에 풀 수 있다. 또 강 회장 취임 직후 다시 불붙은 '메가뱅크' 논쟁의 중심 축으로 떠오르게 된다.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칠 경우, 자산 순위는 50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 위해 정부재정 쓰나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강 회장이 재임 중인 산은금융을 위한 정부의 지나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금융권에서 제기된다는 데 있다.

지난해 7월 30일 공자위가 밝힌 우리금융 매각 방안은 지금과 크게 다르다. 당시 공자위는 자회사인 경남·광주은행을 분리매각하고, 인수 지분도 입찰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반면 금융지주회사법 완화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공자위 발표 내용은 인수자의 우리금융 지배력이 크게 강화되도록 입찰자격에 제한을 뒀고, 금융위는 발맞춰 법까지 개정하고 있다. 금융권으로서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이를 진정한 민영화라고 부를 수 있느냐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은 현재로서는 순수 정부 산하 조직이다. 정책금융공사와 기획재정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강 회장이 유보금과 배당금을 사용하고 전환사채(CB), 우선주 발행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안을 밝혔으나, 결국 큰 그림은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정부재정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이 우리금융에 들어간 공적자금을 사들이는 꼴이 된다.

"재정자금을 통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우리금융에서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다. 아예 금융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우리금융 민영화로 대표되는 메가뱅크 설립 추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금융노조는 앞으로도 대정부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충돌 가능성이 높다.

'도로 관치금융화'에 대한 불안감을 공자위 발표 소식이 나온 직후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이날(17일) 오후 2시 30분이 지나며 우리금융 주가는 전날보다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민영화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한편 예보는 다음달 29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예비입찰을 거쳐 최종입찰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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