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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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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바란다

[프레시안 10년을 말하다]<3>

<프레시안>은 필자에게 매우 특별한 매체이다. 무척 이기적인 이유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주제로, 쓰고 싶은 양만큼 언제나 쓸 수 있는 매체가 프레시안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필자의 글 중에서 <프레시안>에 쓴 글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여실히 느낀다. 그래서 <프레시안>에 글을 쓰는 것이 즐겁고, 그래서 고맙다.

이런 느낌은 필자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프레시안>에 기고하는 많은 분들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프레시안>을 선택하는 것으로 믿는다. 이처럼 필자들이 즐겁게 쓴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이 <프레시안> 독자들의 즐거움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레시안>은 열린 매체이다.

물론 IT강국인 한국에 열린 매체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시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 진지함에 있다. 쉽게 쓸 수 있지만, 쉽게 쓴 글을 올릴 수는 없는 매체가 <프레시안>이다. 필자도 그렇지만, 다른 분들도 정말 깊은 고민 끝에 어렵게 쓴 글을 기고한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프레시안>에는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프레시안>은 독특한 스타일의 진보 매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성공하였고, 그 결과로서 한국사회의 진보에 기여하였다. 앞으로도 그 역할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

한편, <프레시안>에 바라는 게 있다. 이는 <프레시안>만이 아니라, 한국의 진보 진영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것은 30년쯤 후에 도달할 바림직한 사회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리고 이에 걸림돌이 되는 보수 진영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1년 내에 해야 할 일, 다음 정권 5년간에 해야 할 일, 그리고 10년, 20년, 30년 간에 걸쳐 해야 할 일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에도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이에 필요한 자원은 제한되어 있는 현실 조건 하에서, 진보적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10년간 <프레시안>이 한국사회의 진보에 기여해야 할 부분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문제와 과제를 공론화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조정하는 장이 필요하다. 한국의 진보 진영은 과거 민주정부(?) 10년간의 경험, 특히 그 실패의 경험을 통해 각 부분별 개혁 어젠다를 구체화하는 데는 상당한 정도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가 병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상호 충돌하기도 한다. 이래서는 진보적 역량의 결집에 실패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진보의 성공을 이루어낼 수 없다.

그래서 <프레시안>은 우리 사회의 진보 인사들에게, 특히 <프레시안>에 글을 쓰는 진보 지식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

"당신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는 옳다. 그런데 당신과 똑같은 정도로 옳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양립하기는 어렵다. 자,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질문과 대답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진보적 대안은 부분적 정당성은 물론 체계적 합리성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이 진보 진영의 열린 공간 차원을 넘어 조정의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 ⓒ프레시안
* 프레시안의 지난 10년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글을 보내주십시오. 또 충고와 제안의 글도 좋습니다. 다가올 10년을 준비할 소중한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실 곳은 webmaste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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