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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중학생들 보니, 고인의 자녀 떠올라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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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중학생들 보니, 고인의 자녀 떠올라 눈물이…"

[현장] 쌍용차 故 임무창 조합원 49재, 경찰에 막혀

거리엔 벚꽃이 피었다. 평택역에서 쌍용자동차 공장까지 행진하는 동안 거리에 중학생들이 삼삼오오 보였다. 누군가가 "해고자들에게는 잔인한 4월의 길거리"라고 했고, 누군가는 "중학생 아이들을 보면서 고아가 된 故 임무창 조합원의 아이들이 겹쳐졌다"고 했다.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됐다가 돌연사한 故 임무창 조합원의 49재가 15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렸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지금까지 세상을 떠난 노동자와 가족만 14명. 쌍용자동차에서 거리로 내몰린 조합원들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49재는 지긋지긋한 죽음의 향내를 벗어던지는 축제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살아남은 자'들은 끝내 망자를 보내지 못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무급휴직자와 시민 1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찰은 종이꽃으로 만든 상여에 붙은 불을 소화기로 껐다. 김호규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경찰은 사람도 못 보내게 하느냐. 죽은 사람은 보내게 해줘야 할 것 아니냐"라며 오열했다. 타다 남은 재는 바람에 날려 '산 자'들 사이에서 소용돌이쳤다.

▲ 쌍용차에서 해고된 뒤 돌연사한 故 임무창 조합원의 49재를 맞아 15일 평택 시내를 행진하고 있는 쌍용차 해고 조합원들. ⓒ프레시안(최형락)

▲ 하굣길의 학생들이 쌍용차 해고조합원들의 행렬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어느새 두번째 봄이 왔지만 이들에게 봄은 오고 있을까? ⓒ프레시안(최형락)

▲ 쌍용자동차 사태 이후 세상을 떠난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은 14명에 이른다.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추모 의식. ⓒ프레시안(최형락)

▲ 종이로 만든 상여를 태우는 의식. 갑자기 나타난 경찰이 소화기로 방해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죽은 사람을 보내는 의식도 막느냐?" ⓒ프레시안(최형락)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쌍용자동차 조합원들이 사측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하려다가 보안직원과 경찰에 막혀 공장 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 조합원들과 보안직원이 대치하는 사이에 황인석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공장 출입문 위에 설치된 구조물에 올라 "대화하자"는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한 조합원은 "(사측이 공문을) 그냥 받으면 되는 건데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다"며 "그만큼 죽었으면 됐지 또 사람이 죽어야 답변해줄 것이냐"고 반문했다. 결국 1시간의 실랑이 끝에 사측은 공장 안으로 대표자 2명을 들여보내 공문을 받았다.

김호규 부위원장은 "돌아가신 영혼이 편히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 길조차 (경찰에 막혀) 못 했다"며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14명의 영정 앞에서 2000명의 희망퇴직자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쌍용차 사태 이후 쌍용자동차의 정문은 전문 경비 업체가 지키고 있다. 교섭 공문을 전달하려는 노조를 막아선 경비용역. ⓒ프레시안(최형락)

▲ 교섭 공문을 전달하려다 해고 조합원들과 경비들과의 충돌이 빚어졌다. 조합측은 이미 수차례나 교섭하자는 공문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프레시안(최형락)

▲ 황인석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공장 출입문 위에서 "대화하자"고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결국 한 시간의 실랑이 끝에 공장은 2명을 들여보내 공문을 받았다. ⓒ프레시안(최형락)

▲ '공장으로 돌아가자'고 쓴 천은 벌써 낡고 바랬다. 그리고 이 말은 여전히 철조망 밖에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불에 타다 만 상여 뒤로 경찰과 쌍용차 노동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쌍용차 사태는 올해 8월이면 2년이 된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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