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뉴타운 철회 없다"

"존치구역에 한해 개발제한 해제할 수 있어"

집값 상승, 현지민 이주 등 숱한 문제를 낳은 뉴타운 사업의 전면 철회는 없다고 11일 서울시가 밝혔다. 다만 존치관리구역에 한해, 주민들이 원할 경우 개발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이날 톱기사로 "서울시가 총 331개 지역에 지정된 이른바 '뉴타운 사업'을 전면재검토해 주민들이 원하면 뉴타운사업 지역지정을 해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 "뉴타운 지구 자체에 대한 해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이전부터 강조해오던 방침 그대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주민들이 다수결로 원할 경우 장기간 건축허가가 제한된 뉴타운지구 내 존치지역의 건축허가 제한을 해제하겠다"고만 말했다.

뉴타운 지구로 지정되더라도 지역에 따라 노후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지구는 크게 재정비 촉진구역과 존치정비구역, 존치관리구역으로 나뉜다. 촉진구역은 노후도나 주거여건 등이 가장 열악해, 당장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곳이다. 주민들의 반발 등이 가장 심한 지역이다.

반면 존치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수년이 지나 건물의 노후도가 더 심각해지면 그때 재정비를 하기로 한 곳이고, 존치관리구역은 장기간 대기해야하는 곳이다. 따라서 뉴타운 지구 내에서 존치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수년간 개발이 제한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26개 뉴타운 지구는 총 274개 구역으로 나뉘고, 이 중 촉진구역(199개)을 제외하고 24개 구역이 존치정비구역, 51개 구역이 존치관리구역이다.

상당기간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적지 않은 존치구역 주민들이 그간 불만을 가져왔다. 서울시가 존치구역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서울시 재정비관리팀 관계자는 "(존치구역 거주민들이) 오랫동안 건축허가제한을 받다 보니, 재산권을 침해당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며 "이 지역 주민들이 동의할 경우, 존치구역에서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존치구역 해제가 뉴타운지구 해제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존치구역에서 해제되면 그만큼 촉진지역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낮아진다. 주민들이 임대사업을 위해 다가구, 다세대 주택으로 신증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이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해당 자치구가 우편을 이용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거주민의 50% 이상이 (존치구역에서) 해제를 원할 경우 그에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존치구역) 주민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결과적으로 보면 뉴타운 사업의 종합적인 계획 틀 자체는 일정 부분 훼손된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