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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불안한 국민연금, 한나라당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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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불안한 국민연금, 한나라당은 왜?

"연금 불신 커지고 저소득층 빚 구렁텅이 빠뜨릴 것"

한나라당에서 국민연금을 헐어 저소득층에 대출해주는 방안을 고려하자는 안이 제기됐다. 사실상 국민연금담보대출제도를 만들자는 얘기다. 가뜩이나 재정구조가 취약한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해칠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을 빚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기존 불입금을 바탕으로 노후 긴급자금을 대부하는 방안을 정부 당국이 검토해볼 것을 당부한다"며 "다만, 대출을 하고 나서 남는 잔액으로 최소한의 연금기능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연금 예정수령액의 일부를 담보로 긴급자금을 대출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얘기다.

심 위의장은 이와 같은 제도를 국민들이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 대출받는 것보다 국민연금에서 소액이라도 찾아서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민원이 많다"며 "연금제도가 가진 본연의 목적인 '노후소득 보장' 정신을 훼손할 수 없어서 지금까지 살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금담보대출방안은 국민연금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목돈이 필요한 계층에 돈을 지원해줄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책은 안 그래도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 현상으로 고갈이 우려되는 국민연금의 불안정성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가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2011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을 보면, 올해 말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총 적립금은 336조5242억 원이다. 얼핏 보면 상당한 규모이지만 실제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고령화로 인해 연금수령자와 연금지출액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7년 급여율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법이 개정됐으나, 지금 추세라면 2060년에는 국민연금이 완전히 소진된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지금도 국민연금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큰데, 이런 정책이 시행되면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당장 국민연금을 쓰고 싶어하는 가입자들의 정서를 정책적으로 악용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죽을 때까지 받는 제도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지금은 사실상 마지막 안전장치"라며 "정부 차원에서 대단히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경제구조에서 빚을 늘린다면, 저소득층은 헤어날 수 없는 빚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고 연금재정은 더 빨리 고갈될 수밖에 없다"며 "공적부조와 복지 확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지, 뜬금없이 국민연금을 헐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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