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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심각" 90%…"MB, 부동산 정책 못해"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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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심각" 90%…"MB, 부동산 정책 못해" 67%

고소득자 65% "무상복지 필요", 자가 거주자 77% "집값 안정돼야"

90%가 넘는 국민이 한국의 빈부격차가 심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주택임대사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는 70%가 넘는 국민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적잖은 고소득자가 무상복지 확대를 바랐고, 자가주택 거주자는 집값 안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7일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주관으로 야5당과 참여연대가 전국 대도시 20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월세 관련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전세문제는 앙등하는 물가문제와 맞물리면서, 한국 사회 최대 이슈가 됐다.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전세난 해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국민 90% "빈부격차 심각"

조사 결과, 국민의 90.6%가 한국의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응답했다. '매우 심하다(50.3%)'는 응답자는 서울과 광주·전라, 강원·제주에서 단독주택에 사는 40대 남성에게서 많았다. 월가구소득 150만 원 이하의 계층(57.5%)뿐만 아니라 월소득 350~500만 원대 가구(57.5%)에서도 빈부격차가 매우 심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대체로 심하다(40.3%)'는 응답은 경기·인천(48.6%) 지역의 월소득 250~350만 원대인 20대 여성 전세세입자에서 많았다. 화이트칼라(49.3%)의 응답률이 높았고, 학생들의 51.9%도 한국의 빈부격차가 대체로 심하다고 응답했다.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최근 심각해지는 전월세난 해소 등 주택정책을 손질하는 게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부동산 및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우리사회의 빈부격차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크게 도움이 될 것(56.0%)'이라는 응답과 '약간 도움이 될 것(24.2%)'이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19.8%에 불과했다.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 비율은 세대(20대, 30대, 60대)와 학력(대재 이상, 중졸 이하)을 가리지 않고 많았다.

자가주택 거주자는 주택가격안정, 고소득자는 무상복지 확대 바라

▲많은 응답자들이 주택가격 안정과 재정, 세금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시안
'정부가 어떤 부분을 해결해야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34.0%가 '주택가격안정'을 꼽았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나온 부분은 '정부재정 및 세금제도 변화'로 응답비율은 34.6%였다. '교육비 안정(19.3%)', '무상복지의 확대(12.2%)'가 뒤를 이었다.

주택가격 안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60세 이상(41.4%), 여성(39.4%), 고졸(38.5%)에서 많았다. 또 전세세입자(44.8%)는 물론,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13.5%) 사람도 상당수가 주택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택가격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따로 묻는 질문에 자가주택 응답자의 76.8%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월세세입자(74.6%)보다 응답비율이 높았다. 자가주택에 사는 사람도 상당수가 주택가격 안정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 자가주택 소유자의 대부분은 주택가격 상승을 바랄 것이라는 예상과 크게 달랐다.

정부재정 및 세금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응답계층은 30대와 50대에서 많았으며, 대재이상 학력에 주상복합이나 월세 주거환경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특기할 만한 내용은 네 가지 대책 중 '무상복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꼽은 응답자 계층이 월소득 500만 원 이상인 고소득층에서 24.2%로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주택가격 안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비율도 고소득층(34.9%)이 가구소득 150~250만 원대 계층(39.8%)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월평균소득이 500만 원 이상인 응답자들은 '무상복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따로 묻는 응답에서도 65.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가구소득 150~250만 원대의 응답자(66.9%)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고소득층도 무상복지를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 67% "MB 정부 주택정책 못해"

한편 응답자의 67.6%는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주택정책을 못한다고 판단했다. 30대(77.0%)와 여성(70.8%), 대재이상(74.5%), 월소득 500만 원 이상(85.3%)에서 절대적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학생(93.9%)과 화이트칼라(79.9%)계층도 절대다수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반면 60세 이상(57.8%), 남성(35.7%), 중졸이하(45.9%), 월평균소득 150~250만 원(42.1%), 월세(35.1%)계층은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 시행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지역적으로는 광주·전라지역 응답자들은 대부분 이명박 정부의 주택정책을 부정적으로 본 반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잘한다는 응답비율이 많았다.

최근 전세난이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응답자의 31.4%가 집값하락 기대 때문이라고 꼽았다. 재개발·재건축 멸실(19.6%), 공공임대주택 공급 감소(19.1%)가 뒤를 이었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38.8%였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매매거래 활성화(22.2%), 전세자금대출 확대(10.4%), 시장에 맡김(8.4%)이 뒤따랐다.

다만 '여유가 있는 사람이 집을 많이 사도록 세재혜택을 줘서 전세물량을 늘리는 방법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로 물었을 경우, 응답자의 72.2%는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찬성한다는 비율은 27.8%에 그쳤다.

반대입장을 보인 계층은 50대와 30대, 여성, 월소득 350~500만 원, 연립주택과 전세세입자, 광주·전라지역에서 많았다. 찬성한다는 계층은 60세 이상과 40대, 남성, 고졸, 월소득 150~250만 원대와 500만 원 이상대에서 많았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과 경기·인천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응답자가 나왔다.

최근 야권과 시민단체에서 전월세난 해소대책으로 내놓은 전월세 가격 상한제 도입에는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72.8%로 많았다. 세입자에게 재계약 권한을 주는 제도에도 88.0%의 응답자가 찬성의사를 밝혔다. 또 주택바우처 제도 도입에도 응답자의 63.4%가 환영의 뜻을 보였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세입자는 물론,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헌법적 가치인 주거권 보장을 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과 주택바우처제도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전월세 가격 폭등에 대한 정부와 일반 시민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고소득계층도 무상복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자가주택 거주자도 주택가격 안정을 바랐다. 상단 그래프 가로축 단위는 만원.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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