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회생절차 신청 '충격'

불과 한달 전에 증자 하더니…

국내 4위 해운업체인 대한해운이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업계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 회사가 바로 한달 전 대규모 증자를 실시한 터라, 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대한해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경영정상화다.

대한해운은 그간 포스코, 한국전력 등을 주요 고객으로 벌크화물 운송을 주력사업으로 삼아왔다. 또 선박을 빌려와 다시 빌려주는 용대선 사업을 영위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용선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고가에 빌린 선박에 대한 용선료와 악성 채권 및 최근의 벌크시황 악화가 부담이 됐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해운은 지난 2009년 48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작년에도 3분기까지 4363억 원의 적자를 봤다.

한편 대한해운이 회생절차 개시 신청 불과 한달 전인 작년 12월 16일 866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똥은 더 크게 튀는 모양새다. 당시 기존 주주 중 79%가 청약했었고, 실권주 모집 경쟁률도 125.26대 1에 달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주주들의 기대와는 달리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물론, 즉각 이 회사 주식이 거래 정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최악의 경우 법원이 이후 회생신청을 기각하면 회사는 청산에 들어가고, 이 경우 대한해운 주식은 정리매매에 들어간다.

유상증자를 주관했던 현대증권과 대우증권도 싸늘한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의 재무상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