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씨가 '천안함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김정일을 믿는다는 뜻이냐. 그렇다면 우리는 통일을 이룰 수가 없을 것이고 우리 자체가 붕괴할 것이다'라고 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재향군인회 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런 말을 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불신을 자초한 한 건 정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정원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박 상임이사는 14일 자신의 블로그 '원순 닷컴'에 올린 '아침뉴스2 - 천안함 안 믿는 까닭은?'이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뉴시스 |
그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다수의 국민들을 김정일 신봉자로 몰아붙이는 태도에 아연실색했다"며 "국민이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것에 좀 서운한 마음에서라고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국민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박 이사는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 국방부 발표를 믿지 않는 사람 수가 믿는 사람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뉴스를 보면서 놀랐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천안함 사태의 진실에 대해 아직도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이나 학자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모두 김정일 추종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을 거쳐 진실로 나아가는 민주사회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무시하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믿지 않는 것은 그 당시 지방선거의 일정에 맞춰 정부 여당에 유리한 시기를 골라 발표했다는 강력하고 합리적인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중대한 국가적 문제, 국방상의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국민의 불신을 산 잘못을 스스로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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