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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흡착물, 폭발과 무관한 바스알루미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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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흡착물, 폭발과 무관한 바스알루미나이트"

지질학자 양판석 박사 "상온·저온서 나오는 수산화물일 뿐"

정부가 '1번' 어뢰추진체의 천안함 피격을 주장하는 핵심 근거인 천안함 흡착물질이 실은 폭발과 상관없는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Basaluminite)'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은 9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천안함 흡착물질을 6가지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조가 구성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언론 검증위)는 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천안함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천안함 선체(AM1)와 어뢰추진체(AM2)에서 공히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다량 검출됐고, 이는 알루미늄이 들어간 어뢰가 폭발하며 생성된 것으로 어뢰 피격의 증거라고 주장해 왔다. 이 주장은 지난달 13일 발표한 국방부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도 수록됐다.

그러나 이 물질이 바스알루미나이트라고 분석됨에 따라 어뢰가 천안함을 파괴했다는 주장은 타격을 받게 됐다. 바스알루미나이트는 상온이나 저온에서 생성되는 수산화물 계열의 물질이므로 폭발 등 고온 환경에서 나오는 1차 산물이 될 수 없다고 언론 검증위는 전했다.

과거 양판석 박사는 흡착물질에 대한 합조단의 에너지분광(EDS) 분석 데이터를 보고 그 물질은 비결정절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라 알루미늄 부식 등으로 나오는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추정했다.(☞관련 기사 : 천안함 진실 게임…어뢰 폭발 '결정적 증거'는 없다) 이후 양 박사는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이 국방부를 통해 확보한 AM1, AM2를 받아 실제로 분석한 결과 바스알루미나이트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정부 보고서의 '열처리' 결과는 바스알루미나이트에 부합"

흡착물질이 바스알루미나이트라는 결과가 나온 것은 우선 적외선분광분석(FT-IR)이라는 기법에 의해서다. 적외선 흡수 스펙트럼을 이용해 유기 물질을 분석하는 이 방법으로 양 박사는 흡착물질이 순수 바스알루미나이트와 일치함을 확인했다.

또한 양 박사는 흡착물질에 대한 전자현미(EMP) 분석을 실시한 후 알루미늄(Al)과 산소(O), 황(S)의 함량비가 바스알루미나이트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l-O-S의 함량비가 바스알루미나이트와 같다는 것은 에너지분광(EDS)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사진1> ⓒ언론 검증위
<사진2> 위의 <사진1>은 국방부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있는 흡착물질의 EDS 데이터이고(AM1은 천안함, AM2는 어뢰추진체, AM3는 합조단 수중폭발실험 생성물) <사진2>의 오른쪽은 바스알루미나이트의 EDS 데이터다. 두 그림의 Al-O-S 함량비가 거의 같다. 정부 보고서에 포함된 AM1과 AM2의 EDS 그래프 11개 중 5개에서 Al과 O의 비율이 순수한 바스알루미나이트와 거의 일치했다. ⓒ언론 검증위

아울러 양 박사는 바스알루미나이트에 대한 열처리 결과를 다룬 페이 린 티엔(Pei-Lin Tien)의 1968년 논문과 잭 선더만(Jack A. Sunderman)의 1969년 논문도 흡착물질이 바스알루미나이트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흡착물질을 열처리해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을 얻었다면서, 이는 흡착물이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 박사는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를 열처리해도 역시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나온다는 사실이 문헌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양판석 박사 분석 결과 보고서 전문 보기)

국방부, 수중폭발실험 생성물 검증은 거부

한편, 합조단이 실시한 수중폭발실험 생성물(AM3)에 대한 분석은 국방부가 시료 제공을 거부함에 따라 이뤄지지 못했다. 흡착물질의 불일치 문제를 제기해 온 전문가들은 수중폭발실험 생성물의 EDS 데이터에 조작 의혹을 제기해 왔으나, 그 의혹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국방부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언론 검증위는 이날 한 가지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일반적인 바닷물에는 황(S)이 나트륨(Na)의 1/10, 염소(Cl)의 1/20에 불과한데, AM3에 대한 EDS 분석에 보이는 황은 나트륨과 염소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수중폭발실험에 쓰인 폭약(HBX-3)과 부스터에는 황이 없다는 사실로 미뤄 볼 때 황이 이처럼 많이 나오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검증위의 노종면 책임검증위원은 말했다.

노종면 위원은 "황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를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소한 국정조사를 통해 이 문제가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흡착물질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싶으면 그 결과를 언론 검증위와 공유한다는 조건 하에 2~3개 언론사에 한해 시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 박사의) 흡착물질 분석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합조단이 이정희 의원에게 제공한 흡착물질 시료는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3의 기관으로 하여금 합조단 전문가 입회하에 개봉 및 분석하는 조건으로 재공했다"며 "그러나 이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양판석 박사에게 단독 분석 의뢰한 것으로 분석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어 "흡착물질이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로 상온 또는 저온에서 생성되는 수산화물이므로 폭발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정량적인 분석 결과 없이 특정 물질로 단정하는 것으로 비과학적"이라며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첨가 폭약의 폭발 없이는 바스알루미나이트 내의 알루미늄 원소 성분의 출처를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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