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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직전' 가계 부채…정부는 '빚 더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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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직전' 가계 부채…정부는 '빚 더 내라'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4년 만에 최대폭 증가

가계대출 증가추세가 가파른 속도로 강화되며, 4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8.29 대책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약화된 이후 가계 재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해지고 있어 시급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DTI 완전 폐지를 고려하고 있어 여전히 경제상황을 안일하게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잔액이 금융위기 이후에도 구조조정되지 않아, 조만간 6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단위: 십억원. ⓒ프레시안

가계대출, 4년여 만에 최대폭 증가

14일 한은이 발표한 '2010년 11월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작년 11월 한달 동안 늘어난 가계대출은 6조6000억 원이다. 이는 부동산 투기가 극에 달했던 지난 2006년 12월(7조 원)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도권의 가계대출은 불과 한달 동안 무려 3조8000억 원 늘어나 2009년 7월(4조4000억 원) 이후 최대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비수도권(2조8000억 원)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은 590조2000억 원으로 늘어나, 600조 원에 바짝 다가섰다. 주택담보대출잔액은 353조8000억 원, 기타대출은 230조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출 내역을 기관별로 살펴보면 은행에서 발생한 대출이 4조1000억 원이었고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발생한 대출은 2조5000억 원이었다. 은행 대출 중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9000억 원 늘어나 2009년 7월(3조4000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경제위기로 인해 마이너스 통장 발급 등이 늘어나면서 기타대출 역시 전달에 비해 두 배 늘어난 1조8000억 원에 달했다.

빚 통제해야 할 때

▲8.29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팔라지고 있다. ⓒ프레시안
가계 빚이 이처럼 늘어나는 1차 원인은 지난 8.29 대책으로 인해 DTI 규제가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8.29 대책의 핵심은 강남권 등 투기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무주택자와 1가구1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할 때 DTI 적용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 한시 폐지와 맞물리면서 집값 하락을 떠받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완연하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데는 8.29 대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실제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8.29 대책이 시행된 이후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늘어나 작년 9월에 비해 작년 11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 원 이상 늘어났다.

금융위기로 인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생활고로 인한 대출이 늘어난 것 역시 우려할 대목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과 기타대출에는 생활고로 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마당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면서, 가계의 빚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가계부채의 위험 수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의 경우 143%로, 일본(135%), 독일(98%)은 물론 금융위기의 진앙이었던 미국(128%)보다 높다. 정부의 이와 같은 '빚 내서 경제 떠받치기' 정책이 지속될 경우 가계에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 13일, 이른바 '1.13 전세대책'에서 전세 수요자마저 빚을 더 쉽게 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더불어 분양가 상한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가 오로지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에만 집착하면서 한국 경제가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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