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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셋값 7% 상승…8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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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셋값 7% 상승…8년 만에 최고

"주택매매 침체 때문"…투기수요 몰리는 현상도 보여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의 전셋값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매매시장 침체가 전세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4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작년 전국의 주택전세가격은 재작년보다 7.1% 올라 2002년(10.1%)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이는 장기평균증감률(주택 가격 조사가 시작된 1986년부터 작년까지 25년간의 평균 증감률) 6.2%를 넘어선 수준이다.

부산 전세값 1년 새 14% 올라

수도권과 지역도시를 가리지 않고 모두 뛰었다. 서울의 전셋값은 작년 6.4% 올랐으며, 강남(7.6%)이 강북(5.1%)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강남 인접 지역으로의 주민 유입이 두드러졌다. 광진구(10.0%), 강동구(8.6%)의 상승폭이 컸고, 전세수요가 전통적으로 큰 지역인 송파구(10.3%) 역시 큰 오름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입주 2년이 도래한 신규 아파트 단지 전세가격이 올랐다"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단지로 유입이 몰려 이들도 올랐고, (가격 부담으로 인해) 기존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선호하면서 물량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전세가격 상승 기조가 과다수요와 맞물리면서 가격을 더욱 띄운 셈이다.

6대 광역시는 무려 8.4%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부산과 대전은 각각 13.7%, 15.0% 상승해 광역시 평균 상승률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운 오름세를 보였다. 부산 북구(22.2%), 부산 해운대구(20.6%), 대전 유성구(19.2%) 등은 재개발·재건축 수요와 맞물리면서 전세값이 급등, 수요자들에 큰 부담을 안겼다.

주택유형별로는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수요가 많았다. 아파트의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은 8.8%로, 연립주택(6.0%), 단독주택(3.1%)을 크게 앞섰다. 규모별로는 중형과 소형이 각각 8.1%, 7.3% 올라 대형주택(5.4%)보다 많이 올랐다.

매맷값 상승률은 둔화

이와 같은 전세가격 상승세 원인으로는 매매시장 침체가 꼽힌다. 향후 주택시장 전망을 어둡게 본 매매대기 수요가 전세로 몰리면서 전세난이 심화된 셈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주택매매가격은 전년대비 1.9% 올라, 장기평균증감률 4.1%을 밑돌았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각각 1.2%, 1.7% 떨어졌다. 강북(-1.4%)과 강남(-1.0%) 모두 전년(2009년)보다 집값이 하락했다.

서울 노원구(-4.3%), 도봉구(-3.7%) 등 부동산 상승기의 막바지를 주도했던 주택밀집지역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탔고, 경기 고양 일산 서구(-7.7%)와 동구(-5.9%)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역도시의 집값은 크게 올랐다. 부산의 주택 매맷값은 한해 동안 무려 11.5% 급등했고, 대전도 8.0% 뛰었다.

특히 부산 사상구의 매매가격은 한해 동안 무려 20.7% 뛰었다. 국민은행은 "사상구에서 김해를 잇는 경전철 개통과 낙동강살리기 사업의 하나인 삼락·감전천 물길잇기 개발 호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투기수요도 집값에 영향을 미쳤던 셈이다.

통합 창원시 출범 효과로 창원과 마산이 각각 17.2%, 8.3% 올랐고, 김해 역시 창원2터널 개통 예정 소식에 17.8% 치솟았다.

유형별로는 대단지의 고가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은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 관망세가 심화되면서,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부산과 대전, 경남권 등은 집값과 전세값이 모두 큰 폭으로 뛴만큼, 비관적인 시장 전망만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보기는 부족해 보인다. 한동안 침체됐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작년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 상위지역. 매매가격도 동시에 크게 뛴 지역들이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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