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합병은 동반 부실로 이어질 것"
김기철 외환노조 위원장은 "론스타는 졸속 협상으로 한 몫 챙기고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동반 부실과 금융산업 공멸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빚을 구하지 못해 전 세계 사모펀드에 구걸한다"며 "결국 외환은행을 담보로 빚을 내 외환은행을 사겠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외환은행지부 김보헌 전문위원 또한 "이번 매각에서는 론스타 말고 득이 되는 측은 없다"며 "하나금융도 빚을 내서 인수하면 경영에 부담되므로 이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만 망하면 되는데 건실한 외환은행까지 부실화하고 망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승유 회장의 연임을 위한 정권의 비호 있었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인수합병된 이유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친분이 있기 때문"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보헌 전문위원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없이는 연임할 수 없다"며 "이번 인수합병은 김승유 회장의 연임을 위한 승부수였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김 회장과 친분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前 대표도 "2007년부터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넘어갈 우려가 있었다"며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그 의중을 밝혔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김승유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절친한 사이"라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합병 배경에는 정권의 비호가 있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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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기철 외환노조 위원장은 김 위원장은 "금융위기 때 돈이 없어 자본확충펀드를 받고도 하나금융지주가 빚잔치를 벌이는 것을 금융당국이 제지하지 않으면 국회 모독이자 특혜성 인수를 인정하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 당국은 하나금융의 자금계획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번 인수합병 사태는 국민은행의 어윤대, 신한은행의 라응찬 전 회장의 퇴진에 이은 현 정권의 금융장악 수단의 완결판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금융감독원이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고 금융기관을 인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엄격히 심사해서 판단했다면 론스타가 7년 만에 4조7000억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남기면서 외환은행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땀의 결과물을 한순간에 빼 갈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광종 외환카드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투기자본인 론스타가 은행의 대주주가 되는 것은 적법하지 않았다"며 "다시 투기자본을 끌어들여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하나금융을 금융위에서 눈 감아주려는 모양새가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금융에 회의 느낀다"
외환은행 본점에서 20년 동안 일했다던 김 아무개 씨(41)는 "정치 금융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금융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건전한 금융질서와 국민 경제를 위해 있다"며 "밤 10시, 11시까지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몇 년간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는데, 론스타가 다 빼먹고 튀는 것을 금융위는 보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여의도 광장에 외환은행 직원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이유는 너무 억울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자금이 깨끗하면 이렇게 반대하지 않겠지만, 다시 투기자본이 들어올까 걱정된다"며 "사채 자금을 들여와서 또 사채업자한테 회사를 파니 직원들 기분이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얼마 전까지 론스타와의 긴 악연을 끝내고 앞으로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하는 기대를 했다"며 "그러나 론스타는 우리에게 투기자본의 속성을 다시 일깨워줬고 외환은행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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