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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노조를!"…朴대리 두번째 글도 삭제, 징계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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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노조를!"…朴대리 두번째 글도 삭제, 징계 통보

노조 '악연' 김순택 체제 출범 첫날 삼성에서 생긴 일

지난 3일 삼성전자 사내 전산망(삼성전자 Live2.0 오픈 커뮤니티)에 노동조합 설립을 호소하는 글을 실었던 이 회사 박종태 대리가 22일 사내 상벌위원회(징계위원회) 참석 통보를 받았다.

"삼성전자에 민주노조를!"…박종태 대리 호소에 뜨거운 반응

당시 박 대리가 올린 글은 약 15분 만에 삭제됐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얼굴을 모르는 삼성 직원들이 속속 호응하고 나섰다. "힘내라", "꼭 노조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나도 지지한다. 나도 지금 열악한 상태에 있다",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해라" 등의 내용이었다. <프레시안>에 실린 박 대리의 사연을 봤다며, 격려하는 이들도 많았다. (☞관련 기사: 삼성전자 박 대리는 왜 정신병원에 가야 했나, "왜 삼성에선 출장 사망도, 여사원 과로 유산도 본인 탓인가?")

삼성 측의 '무노조 교육'이 실제로는 별 효과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반응이다. 마음 속으로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삼성 직원들이 제법 있다는 것. 복수 노조가 허용될 경우, 삼성 주요 계열사에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에 민주노조가 생긴다면, 그 영향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죽어간 젊은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이 국민들 사이에서 꽤 쌓여 있기 때문.

다시 글 올린 박 대리, 상벌위 참가 통보를 받다

▲ 박종태 대리가 지난 3일 삼성전자 사내 전산망인 '삼성전자 Live2.0 오픈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삼성전자에는 노동조합이 없는 대신, '한가족협의회'라는 노사협의회가 있다. 그리고 박 대리는 2007년 '한가족협의회' 위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한가족 협의회'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한 게 화근이었다. 인사 상 불이익을 겪었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끝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한가족협의회'로 노동조합을 대체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그 결과였다.

박 대리는 지난 19일에도 사내 전산망에 글을 올렸다. 그의 발언에 대한 회사 측의 해명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 글 역시 금세 삭제됐다.

그리고 사흘 뒤인 22일, 그는 오는 25일 열리는 상벌위(징계위)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건강 문제 등으로 해외 출장을 거부한 일, 보안 규정을 어기고 <프레시안> 등 언론에 사내 게시판 내용을 알린 일 등이 징계 사유였다. 삼성전자 측이 <프레시안>에 밝힌 이유는 "수원사업장의 취업규칙에 어긋나는 업무지시 불이행, 허위 사실 유포, 명예 훼손, 정보보호 규정 위반 등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예컨대 박 대리가 '왕따'를 당한 적이 없는데,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해서 동료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다. 하지만 직장 안에서 사실상 따돌림을 당했다는 게 박 대리의 주장이다.

삼성SDI 노동자 불법 위치 추적과 김순택, 그리고 박 대리 징계 통보

박 대리가 두 번째 글을 올린 19일, 그리고 상벌위 참석 통보를 받은 22일은 삼성 역사에서 뜻 깊은 날이다.

삼성 비리를 주모한 혐의 때문에 문을 닫았던 삼성 그룹 사령탑이 공식적으로 부활 선언을 한 게 19일이다. 그룹 사령탑 수장에 임명된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이 활동을 시작한 날이 22일이다. 김 부회장은 그룹 사령탑 수장 자격으로 첫 출근한 이날 아침 "(이건희 회장이) 항상 앞을 내다보고 인재를 소중히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과거 삼성SDI 대표이사 시절인 지난 2004년, 노동조합을 만들려던 직원 11명을 상대로 불법적인 휴대폰 위치추적을 한 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인재를 중시한다지만, 노동조합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 인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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