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협의체인 한가족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다 이른바 '왕따' 직원이 돼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박 모 씨(40)가 퇴원 이후에도 여전히 업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삼성일반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퇴원한 박 씨는 13일부터 다시 출근했지만 삼성 측은 박 씨의 인터넷과 사내메일을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사측은 박 씨에게 아직 업무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박 씨가 우울증 이외의 질병도 겪고 있어서 일을 해도 좋다는 의사의 소견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박 씨는 지난 2007년 한가족협의회 사원측 위원에 당선돼 노동자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 왔다. 삼성 경영진에게 인적 쇄신과 협의회 운영 방안 개선 등을 요구하던 박 씨는 협의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2009년 위원 자격을 잃었다. 이후 사측은 박 씨에게 일방적으로 외국 장기출장을 통보하고 박 씨가 이를 거부하자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리고 직무를 정지했다.
직무 정지 이후 박 씨는 빈 책상을 지키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지난달 9일부터 한 달간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박 씨는 협의회와 삼성을 상대로 근로자위원 면직과 징계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관련 기사: 삼성전자 박 대리는 왜 정신병원에 가야 했나)
삼성일반노조는 협의회 활동에 적극적이어서 노동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박 씨가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조를 설립할 것이라는 의심을 받아 삼성이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건강이 안 좋아 출장이 어렵다는 박 씨에게 거듭 장기출장을 지시해놓고 지금와서 건강을 이유로 업무를 주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며 "직무대기 상태도 아니면서 업무가 주어지지 않다는 이유로 인터넷과 사내 메일을 차단시켰다는 삼성 측의 답변은 '관리의 삼성'답지 않은 한심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은 박 씨와 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는지 규명하고 사원·가장으로서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며 "이런 식의 부당한 탄압으로 힘없는 사원들이 고통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안>은 2010년 8월 '삼성전자 박 대리는 왜 정신병원에 가야 했나'를 시작으로 1년 여 동안 꾸준히 삼성전자 해고노동자 박종태와 삼성노조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 시리즈로 2011년 1월 25일 제9회 언론인권상 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18)☞바로가기 "삼성 해고자 박종태, 산재 불승인…"삼성노조와 함께 싸울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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