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에서는 한미FTA반대 촛불문화제를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사회자가 "농성장은 ○○○이다"라고 표현해보라고 하자, 관중에서는 "진짜 춥다", "1박2일이다"와 같은 답변이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한쪽에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최한 '미국산 쇠고기 반대 한우 시식회'가 진행됐다. 행사 가운데는 기독교인들이 개최한 반(反)한미FTA 기도회가 눈길을 끌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기독교인 "예수 정신에 어긋나는 한미FTA 반대"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한미FTA 저지를 위한 촛불 기도회'를 열었다.
사회를 맡은 이세우 목사는 "기독교인은 무역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무역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불공정무역에 반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희년함께 공동대표인 방인성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도 아랑곳하지 않고 굴욕적인 협상을 벌였다"며 "기독교인으로서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FTA 반대 기도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국민은 광우병 쇠고기 협상에 반대해 눈물 나는 투쟁을 했다"며 "한국이 강대국을 더 무서워하는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불공정한 한미FTA를 멈추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정충일 목사는 "한미FTA가 체결되면 약값과 의료비가 폭등해 몸이 아픈 사람이 고통받고, 미국산 유전자 조작 식품 문제로 국민 건강과 생태계가 위협된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가난한 사람에게 고통을 주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한미FTA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가 살아 숨 쉬어야 한다"며 "예수의 정신에 어긋나는 한미FTA를 저지하고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과 나라를 구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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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할 때도 집주인이 추가계약하면 다시 묻는 게 상식"
이어 민주노동당이 주최하고 한미FTA 저지 범국본이 주관하는 FTA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사회자는 "농성장은 박지성이다"라며 "지치지 않고 투쟁의 열기를 높이는 곳"이라고 말했다. G20은 "우리 집에서 하는 남의 집 잔치"라고도 말해 관중의 웃음을 샀다.
연대 발언은 민주노동당 윤금순 최고의원,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 홍희덕 의원,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가 맡았다.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은 "전세 계약을 할 때도 집주인이 추가 계약을 요구한다면 다시 묻는 게 상식"이라며 "국민의 생활과 경제와 관련한 중요사안인 한미FTA에서는 왜 그렇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협상 때는 '광우병 협상'이었는데 이번에는 매연 뿜는 미국산 자동차도 수입하게 됐다"며 "한미FTA협상은 환경문제를 무시하는 매연 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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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덕 의원은 "우려했던 대로 정권이 그나마 FTA의 정당성으로 입버릇처럼 내세웠던 자동차 분야를 내줬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택시 운전기사였던 허세욱 열사가 2007년 한미FTA에 반대해 분신하는 투쟁까지 벌였으나, 그러한 희생도 모자라 한국 정부는 굴욕적으로 줄 것은 다 내줬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가방끈 짧다고 시대의 진실 모를까")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는 "한미FTA 때문에 앞으로 10년 넘게 싸울 수도 있다"며 멕시코의 사례를 들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가 체결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멕시코는 아직도 주식인 옥수수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도 FTA가 체결되면 되돌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관련 기사: 멕시코는 왜 FTA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나 , FTA의 후유증…깊어진 양극화의 늪 , 어떤 멕시코가 진짜 멕시코인가? , "FTA가 그저 무역규정이라고요?")
연대발언이 끝나고 갖가지 공연이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은 추위를 잊은 채 공연에 환호했다. 노숙농성은 3박4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 한우 시식회 ⓒ프레시안(김윤나영) |
▲ 노숙 농성장 ⓒ프레시안(김윤나영) |
▲ 촛불을 나누는 시민 ⓒ프레시안(김윤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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