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오브 리온 [컴 어라운드 선다운] ⓒ소니뮤직 제공 |
팬들이 밴드 커리어의 절정을 지켜보았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된 올해 말, 신보 [컴 어라운드 선다운(Come Around Sundown)]이 나왔다.
나쁘지는 않은 앨범이다. 평이한 듯 이어지는 곡 중간에서도 이들 특유의 귀를 잡아채는 능력은 여전하다. 첫 싱글 <라디오액티브(Radioactive)>는 괜찮은 울림을 가졌고 <더 페이스(The Face)>의 리듬라인은 전작만큼 매력적이다.
문제는 이 앨범이 멈추지 않는 성공가도를 달렸던 킹스 오브 리온의 신보라는 점이다. [비코즈 오브 더 타임스(Because Of The Times)] 이후 킹스 오브 리온을 접한 이들이라면 큰 문제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앨범이나, 데뷔앨범의 열기를 느꼈던 이들은 새 앨범과 옛 앨범의 지나치게 멀어진 거리에 당황할 듯하다.
대부분의 곡에서 멜로디는 구태의연하고, 앨범 전반적으로 전작을 고스란히 답습한 흔적이 역력하다. 앨범 커버처럼 따스한 광휘는 남아있지만, 멤버들이 벌써부터 빛이 바랜 옛 시절을 떠올리는 듯한 당혹감마저 느껴진다. 환상적이었던 데뷔앨범 [유스 앤드 영 맨후드(Youth & Young Manhood)]에서 불타오르던 로큰롤의 기운은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캘리포니아 웨이팅(California Waiting)>, <섹스 온 파이어>, <슬로 나이츠, 소 롱(Slow Nights, So Long)>과 같은 흥분을 이들은 더 이상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배어올라오는 앨범이다.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는 본 앨범의 위치를 오아시스의 [비 히어 나우(Be Here Now)], [래틀 앤드 험(Rattle And Hum)] 이후 유투의 앨범들의 자리에 놓았다(그러고보니 이들도 갤러거 형제만큼이나 사이가 나쁜 형제들이다).
이들의 창작력이 이대로 주저앉으리라고 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들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놓기엔 여지껏 보여준 게 많은 밴드다. 결코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입장에서 이들의 다음 앨범을 기다려야 할 듯하다. 그 오아시스마저 제 컨디션을 찾는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 ⓒ소니뮤직 제공 |
필 콜린스 [Going Back]
청력을 잃은데다 허리까지 좋지 않았던 그는 이번 앨범을 모두 커버곡으로 담았다. 보통의 곡들이 아니라, 바로 흑인 음악의 성지와 같은 모타운 레이블에서 쏟아진 소울 레코드들을 커버했다. 따지고보면 그는 이미 슈프림스, 스모키 로빈슨 등 소울뮤지션을 커버한 이력이 있다.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상징하듯, 그는 백인들이 갈취해버린 로큰롤 대신 흑인 음악의 정수를 쏟아냈던 60년대 모타운의 전설적인 곡들을 당시 감성 그대로 녹음해냈다. 60년대 당시 모타운 앨범들의 녹음에 참여했던 훵크 브라더스(Funk Brother)의 일원이었던 밥 배빗, 에디 윌리스, 레이 모네트를 세션으로 초빙하기까지 한 앨범은 결코 '블루 아이드 소울'이 넘볼 수 없는 초기 소울의 담백함과 흥취를 고스란히 살려냈다. 소울, 리듬 앤드 블루스, 훵크 등이 모두 이 레이블의 영광의 시대에 탄생했다. 오늘날 주류팝의 뿌리다. '괜찮은 커버 앨범'이라기엔, 이 앨범은 정말 괜찮다. 밥 딜런 [The Witmark Demos: 1962-1964 - The Bootleg Series Vol. 9]
밥 딜런은 포크를 대중화시키고, 이후에는 포크를 록과 결합해(누군가에게는 포크를 배반해), 결과적으로 팝 음악이 두뇌를 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앨범은 그가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경력을 시작한 후 전자기타를 들기 바로 직전까지의 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빛 바랜 역사서다. 일곱 번째 부틀렉 [노 디렉션 홈(No Direction Home)]이 그의 최고 전성기 시절 영욕의 순간을 모두 담았다면, 이번 시리즈는 그가 거침없이 상승하던, 그 때 그 순간의 기록을 정밀하게 모았다. 이제 포크는 엘리엇 스미스를 비롯해 배들리 드론 보이, 벡 등의 창조적 음악가에 의해 60년대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변화하고 있지만, 역시 포크의 가장 절정의 순간은 바로 이 때, 뉴욕에서 맛볼 수 있다. 이번 부틀렉은 그의 데뷔앨범부터 여덟 번째 앨범 [존 웨슬리 하딩(John Wesley Harding)]까지를 모노 방식으로 녹음한 한정 박스세트 발매와 동시에 출시됐다. 밥 딜런은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가장 '핫한' 뮤지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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