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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애매한 휴전 선언…'말잔치'로 끝난 G20 재무장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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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애매한 휴전 선언…'말잔치'로 끝난 G20 재무장관 회의

"신흥국 몫 IMF 지분, 1%P 늘어나"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23일 경주에서 막을 내렸다. 최대 현안인 환율 문제에 대해 각국 경제수장은 애매한 타협으로 논의를 마무리했다.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없어

이날 발표된 경주 공동선언문(코뮤니케)에는,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G20 국가들이)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 때 발표된 "시장 지향적"이라는 표현보다 수위가 높은 것이다. 수출 증대를 위해 화폐 가치를 무리하게 떨어뜨리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센 제동을 건 셈.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 수단을 추구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환율 개입을 통한 수출 증대는, 전체 세계경제의 규모를 키우기보다 다른 국가의 수출을 줄이는 대책에 가깝다. 이런 경쟁을 지양하자는 게 이번 선언문의 취지다.

소모적인 '제로섬 경쟁'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는 환율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는 뜻(정부가 인위적으로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업체를 돕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이제 환율 논쟁은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언론은 이번 선언문에 대해 '파격적 합의', '극적 성과' 등 긍정적 수식어를 동원해 보도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번 선언문의 취지에 반하는 정책을 쓰는 국가에 대한 규제 방안 역시 마찬가지다. 윤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주기적인 감시(모니터링)"을 대책으로 꼽았다. 또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더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환율 문제는 정치 사안에 가깝다. 많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은 오히려 해법 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이 현 시점에서 환율 갈등의 향배를 점치기를 망설이는 것도 그래서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가 끝난 뒤에야 오히려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다. 진짜 논의는 G20 정상회의 이후,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뤄지리라는 전망이다.

IMF 개혁 목소리, 신흥국 지분 확대로 입막음

오히려 이번 선언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다른 데 있다. 신흥국에게 돌아가는 IMF지분이 당초 합의보다 1%포인트 늘어난 6%로 정해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IMF는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기구였다. 그런데 향후 지분 조정 과정에서 신흥국에게 돌아갈 몫이 조금 높아졌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적 발언권을 무시할 수 없게된 현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 결정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이 IMF 주주로서 갖는 힘이 더 커지게 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물밑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결정 역시 미봉책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상황은 20세기 후반을 이끌어던 신자유주의 기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런 기조의 중심에 있던 IMF에 대한 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이런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지난 세기 세계 경제의 변방에 있던 나라들에게 지분을 더 떼어내주는 것으로 봉합됐다.

-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 공동선언문 전문

1. 우리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오늘 서울정상회의에 대한 준비를 위해 우리에게 직면한 경제적 도전과제들을 완벽히 관리해야 한다는 긴박감을 가지고 만났다.

2. 세계 경제는 회복세가 취약하고 고르지 않지만 회복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신흥국에서 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수의 선진국에서는 경제활동이 완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지역별로 상이한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세계경제·금융 시스템의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조되지 않은 대응은 모두에게 해로운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우리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우리 모두는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잡힌 성장을 위해 협력적이고 조화롭게 우리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 글로벌 수요, 일자리 창출 및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구조개혁을 추진함

● 지체없이 금융규제개혁을 완료함

● 선진국은 각국 상황을 고려하여 토론토 정상회의 합의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명확한·신뢰할 만한·야심찬·성장친화적인 중기 재정건전화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함. 우리는 재정건전화의 동시 이행이 글로벌 경제회복에 미치는 위험 및 재정건전화 이행 실패가 신뢰와 성장을 저해할 위험을 유념하고 있음

●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함으로써 경제회복에 기여함

●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함. 선진국(기축통화국 포함)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함. 이 같은 행동은 신흥국이 직면하고 있는 자본이동의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임. 또한 우리는 안정적이고 잘 작동하는 국제통화체제를 향한 노력을 더욱 배가하고 이와 관련하여 국제통화기금(IMF)에 심도 있는 작업을 요청함. 우리는 IMF가 주요 국가들의 정책이 갖는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평가하는 작업을 환영함

● 모든 형태의 무역 보호조치를 배격하고 무역장벽을 더욱 줄이기 위해 노력함

● 대외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과도한 대외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함. 우리가 합의할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에 의거하여 큰 폭의 불균형이 지속된다고 평가될 경우, 대규모 자원 생산국을 포함하여 국가적·지역적 환경을 고려할 필요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상호평가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동 불균형의 본질과 조정을 가로막는 근본적 원인들을 평가함. 이 같은 약속을 충족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상호평가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IMF에 대외 지속가능성의 진척상황과 재정·통화·금융·구조개혁·환율·기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 평가하도록 요청함

3. 토론토 정상회의의 성공에 기반하여, 단기·중기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개별국가 차원에서 행해진 상호평가 프로세스를 통해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잡힌 성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더욱 발전시켰다. IMF, 세계은행(World Bank),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 등의 국제기구의 분석을 활용하여 국제협력을 위한 견고하고 실용적인 발판을 마련하였다. 세계경제가 직면한 어려운 도전과제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는 위험을 완화하고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합적인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는 2010년 11월 정상들이 고려할 수 있도록 서울정상회의에 이를 제출할 것이다. 우리는 협력체계의 혜택을 인식하고, 서울정상회의 이후에도 국가 주도의 자문적 협력체계 프로세스를 지속할 것을 정상들에게 추천한다는 데 합의하였다.

4. 우리는 2008년 11월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개혁원칙 이행을 위한 실천계획'을 채택한 이후 FSB의 조력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어 왔다. 우리는 금융규제 개선을 위한 국내적, 국제적 차원의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으며, 각국의 당국들은 공정경쟁기반을 확보하고 시장분할과 보호주의 그리고 규제차익을 회피할 수 있도록 국제 기준을 일관성 있게 이행할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보다 강하게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우선적으로 다루기로 합의하였다.

● 바젤위원회와 바젤위원회 최고위급 회의에서 마련한 새로운 은행 자본 유동성 체계를 환영하고, 이를 합의한 기한 내에 완전히 이행할 것을 약속

● 체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 발생시키는 리스크를 축소시키고, 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SB가 제안한 정책체계, 작업절차, 그리고 작업기한을 채택

● 감독을 강화하고 감독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FSB 권고사항을 채택

● 장외파생상품시장, 보상관행, 회계기준, 신용평가사에 대한 의존 축소를 위한 FSB 원칙 등 그간 G20이 합의한 모든 금융규제 개혁 의제를 국제적으로 일관성 있고, 비차별적인 방법으로 이행할 것을 약속

●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건전성 정책 체계에 대한 추가 작업, 아웃리치 확대 등 금융규제 개혁에 대한 신흥국 관점의 반영, 상품파생시장 규제 개혁, 그림자 은행에 대한 규제개혁, 시장 신뢰성 제고 방안 마련 추진

● 비협조적 지역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작업을 단호하게 추진

5. 우리는 IMF가 국제통화금융체제의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이 가능하도록 IMF의 효과성, 신뢰성, 정당성 제고를 위한 IMF 쿼터 및 거버넌스 개혁의 원대한 제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였다. 이 제안들은 피츠버그에서 합의한 목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다수의 분야에 있어서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주요 요소들은 다음을 포함한다 :

● 2012년 연차총회시까지 최빈국의 투표권을 보호하되, 역동적인 신흥개도국과 과소대표국으로 쿼터 비중 6% 포인트 이상 이전 완료

● 2013년 1월까지 변화된 경제력 비중의 반영을 위해 쿼터 공식의 포괄적 검토를 진행하는 등 최빈국을 포함한 신흥개도국의 발언권 및 대표성 증대를 목적으로 지속적인 절차를 이행; 차기 쿼터 일반검토를 2014년 1월까지 마무리

● 2명의 선진 유럽이사수 축소를 통해 이사회 내 신흥개도국의 대표성 제고 및 모든 다국가 이사실의 2번째 대리이사 도입 가능성

● 24명의 현행 이사수를 유지한다는 IMF 회원국의 약속과 더불어, 이사 전원선출제를 도입하고, 제14차 쿼터일반검토의 완료 이후 이사회 구성을 8년마다 재검토

6. 우리는 FCL 개선, PCL 도입 등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최근의 IMF 대출제도 개선을 환영하였다. 우리는 시스템적 성격을 지닌 충격에 대한 세계경제의 대응역량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작업을 지속할 것을 IMF에게 요청하였다.

7. 우리는 개발도상국의 포용성 있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원력을 촉진하기 위한 G20 개발 워킹그룹의 다년간 행동계획을 기대한다. 우리는 2015년까지 새천년개발목표를 달성할 것을 약속하고, 공적개발원조등을 통해 이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재강화할 것이다. 우리는 국제개발협회(IDA)에 대해 상당한 재원보충을 할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식량안보기금이 여러 개발도상국의 농업에 대한 원조를 확대하는 데 있어 진전이 있었음을 환영하고, 이에 더 많은 출연이 있기를 촉구한다.

8. 우리는 빈곤층과 중소기업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일련의 행동계획을 환영하였다. 우리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경진대회에 대한 활발한 호응을 환영하며, 서울 정상회의에서 혁신적인 우수 제안을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경진대회의 우수 제안이 효과적으로 실행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지원 체계를 발전시킬 것을 합의하였다. 우리는 금융소외계층포용에 대한 우리의 작업효과를 극대화하고, 여러 이니셔티브와 이해관계자간의 협력을 높이기 위하여 글로벌 조정체계가 필요함에 합의하였다.

9. 우리는 비효율적 화석연료 보조금의 합리화 및 점진적 철폐와 에너지 시장 투명성 및 안정성 증진에 관한 진전을 확인하고, 서울 정상회의에서 동 분야 합의사항의 진전을 점검하고 평가하기로 합의하였다.

10. 우리는 위기 이후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민간간 파트너십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12개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워킹그룹의 작업을 환영한다.

11. 우리는 한국이 올해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부총재 회의를 주재한 것에 대해 감사하였으며 2011년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을 환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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