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식당 "오늘부터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용인캠퍼스는 10월 4일부터 배추김치를 깍두기·총각김치·단무지무침 등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활협동조합 식당사업팀 관계자는 "학생식당 메뉴는 한 끼에 1700~2700원 선인데 김치가 자유 배식 형태라 공급이 부족하다"며 "CJ나 아워홈 같은 대기업에서조차 배추 납품이 아예 중단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대학 식당에서 배추김치 배식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학생식당도 30일부터 배추김치를 깍두기로 바꾸기로 했다. 연세대학교 식당 외주업체인 아워홈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전라남도 해남에서만 배추김치를 조달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국 각지에 대체 유통경로를 모색하느라 백방으로 뛰고 있다"며 "배추김치 가격이 세 배 이상 오른 데다 물량도 모자라서 공급을 포기하는 업체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식단 단가 낮은 구내식당, 식탁에 채소가 사라졌다
서울 마포구 ㅎ업체 구내식당 영양사는 "배추가 아예 들어오지 않아서 배추 된장국 대신 시금치 된장국, 김치볶음밥 대신 참치볶음밥으로 메뉴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내식당은 식단 단가가 낮아 같은 가격 내 식단을 짜기 굉장히 힘들다"며 "요즘 들어 특히 채솟값이 올라 식단 조정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추뿐 아니라 상추·치커리·깻잎과 같은 잎채소류도 공급 확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외대 학생식당은 비빔밥류 메뉴에 들어가던 상추를 콩나물이나 양배추로 대체했다. ㅇ대학 학생식당 영양사는 "국 종류나 샐러드에 들어가던 잎채소류를 대체할 만한 유사 식재료를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추 없는 고깃집"…"단무지만 나오는 중국 음식점"
▲ 29일 기준으로 배추 한 포기 값은 1만 2410원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발표). 배추를 조금이라도 싸게 판다는 소문이 나면, 소비자들이 밀물처럼 몰려든다. ⓒ뉴시스 |
연세대학교 학생 조소나 씨는 "중국집에서 김치 대신 단무지를 준다거나 고깃집에서 상추가 사라진 경우는 예사"라며 "단골 해장국집에 갔는데 우거지가 두 개밖에 안 들어 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학생 박병연 씨는 "자주 가던 커뮤니티에 '얘야 상추에 싸 먹게 고기 좀 사오렴'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9일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1만2410원으로 평년 가격인 2161원보다 여섯 배 가까이 뛰었다.
같은 날 상추(100g)는 2284원으로 평년 가격인 733원보다 세 배가량 높다. 가락시장 도매상 관계자는 "모든 채소가 평균 두 배 이상 뛰었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잎채소류 도매가는 아직도 최대 다섯 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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