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재주는 <시라노;연애조작단>이 재미는 <레지던트 이블4>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재주는 <시라노;연애조작단>이 재미는 <레지던트 이블4>가

[오동진의 영화갤러리] 추석 연휴 9월16일~26일, 장장 열흘간의 사투 끝 결과 분석

장장 열흘간 이어진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 호사가들의 화제는 단연 누가 박스오피스의 왕좌를 차지하느냐는 것이었다. 매체 영화담당기자들 대부분은 <시라노;연애조작단>을 꼽았다.(영화기자들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그 예측이 맞았다. 문제는 그 다음 순을 꼽는데 있어 여러 이견들이 난무했고 또 빗나갔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유명스타들이 나오는 만큼 <무적자>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추석 시즌인 만큼 장진 감독의 유머가 통할 것이며 그래서 <퀴즈왕>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예측도 나왔다.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도 기본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또 하나 이들이 맞춘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랑프리>의 순위였다. <그랑프리>는 추석 개봉영화 가운데 제일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점쳐졌었다.

▲ <시라노;연애조작단>

<시라노;연애조작단>과 <무적자>의 승부는 마치 FIFA 월드컵 결승에서 붙었던 한국과 일본 여자축수 선수단의 경기같았다. 약 10일동안 엎치락뒷치락 피말리는 선두 다툼을 벌였으며 최종적으로는 <시라노>가 역전승을 거뒀다. 9월16일부터 26일까지 <시라노>의 누적 관객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상망 집계로 1,338,321명. <무적자>는 1,250,432명이었다. <시라노>의 스크린수가 전국 696개이고 <무적자>가 659개였음을 감안하면 둘은 거의 동수 다툼을 벌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영화의 배급은 각각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은, 다소 천박하게 들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돈을 얼마나 벌고 또 얼마나 남겼는가로 최종 결정된다. 열흘동안 <시라노>가 벌어들인 매출 총액은 94억원 정도다. <무적자>는 92억원 정도였다. 매출액만으로는 그리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두 영화에 들어간 비용은 각각 40억원과 80억원 대로 두배 이상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볼 때 <시라노>는 추석 연휴를 지내면서 BEP, 곧 손익분기점을 넘긴 셈이지만 <무적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가 된다. BEP를 넘긴 영화와 그렇지 못한 영화를 두고 산업적으로는 평가에 큰 차이가 나게 되며 그렇다면 <무적자>의 앞날은 상당히 어둡다는 얘기가 된다.

▲ <레지던트 이블4>
돈을 버는 얘기로 따지자면 순위 3위를 차지한 <레지던트 이블4>의 행보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국 관객 수는 994,866명이지만 총 매출액은 120억에 이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건 이 영화가 3D영화로 티켓값이 주말에는 15,000원까지 되기 때문이다. 일종의 '따블' 장사를 한 셈이고 추석 연휴동안 가장 돈을 많이 번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근거다. 따라서 이번 연휴에 가장 실속을 본 영화는 바로 <레지던트 이블4>가 된다. 물론 이 영화가 국내 개봉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썼는지 등등을 비교검토해야 하며, 또 직배사인 '소니픽쳐스브에나비스터릴리징'의 작품인 만큼 국네에 환원되는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등등을 따져 봐야하는 만큼 한국영화의 흥행성적과 등가로 취급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영화가 비교적 소리소문없이 실질적인 수익은 다 챙겼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는 다른 영화에 비해 한주 먼저 치고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누계 160여만명에 그쳤다. 설경구의 티켓파워가 예전만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퀴즈왕>의 흥행성적이 아쉽다. 오랜만에 만난 유쾌통쾌호쾌한 코미디지만 519,404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9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랑프리>는 확실히 망했다. 열흘동안 15만명 정도를 모았을 뿐이다. 왜그랬을까. 지나치게 김태희라고 하는 스타급 배우에만 의존했기 때문은 아닐까. 김태희는 CF스타에 불과한 것일까. 그녀의 영화적 잠재력을 깨우는 게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그랑프리>의 실패는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데에 있어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그 무엇보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얼마나 뛰어난 것인 가를 입증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