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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병원 vs 서울대 병원, '청소 노동자 권리' 입장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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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병원 vs 서울대 병원, '청소 노동자 권리' 입장 차

고대 병원 청소 노동자들의 작은 승리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식사할 공간도 없이 일하던 고려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의 싸움이 결실을 맺었다.

지금까지 고려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저임금 때문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식사할 공간이 부족해 배관실이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었다. 또한 병원에서 쓰고 버린 주삿바늘에 찔리거나 근무 중 다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전국공공서비스노조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단'에 따르면, 고려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용역업체는 29일 오전 이들과 휴게공간 및 응급치료 등을 제공하도록 하는 노사합의를 맺었다.

합의에 따르면, 현재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휴게실에 청소 노동자를 위한 개인 사물함을 놓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인원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이들을 고려해 4명의 인원을 추가 채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달마다 25끼니의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근무 중에 주삿바늘에 찔려 감염이 의심되는 등의 사고가 생기면 응급치료비와 검사비도 부담하기로 했다.

하청업체가 원청인 고려대병원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이러한 내용을 약속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고려대병원 측이 청소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캠페인단의 평가다. 캠페인단 관계자는 "(합의서에는) 2011년 재계약 시 각 층별로 간이 휴게실을 만드는 등의 합의도 포함되어 있다"며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병원 측"이라고 말했다.

캠페인단은 이날 노사합의 결과를 환영하면서 "이번 합의는 청소 노동자들이 더 이상 유령으로 살지 않겠다는 권리선언의 시작"이라며 "고려대병원이 청소노동자를 병원 구성원의 하나로 인정하고, 원청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소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다른 사업장에서도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대병원 역시 청소 노동자의 노동 환경 조사에 나섰지만 28일 공공노조 의료연대가 청소 노동자를 돕자며 병원 로비에서 벌이던 서명운동을 저지하는 등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캠페인단은 "서울대 병원은 노동조합이나 청소 노동자와 어떠한 논의나 협상도 없이 자신들의 입장과 구미에 따라 개선책을 내놓으면서 이들의 목소리는 폭력적으로 막으려 한다"며 "우리는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지 따뜻한 밥 한 끼의 '적선'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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