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만 해도, 영화배우가 억울하게 맞는 수가 있었다. 왜 맞아? 맞을 짓을 해서? 아니다. 영화 속의 악한이 실제 악한인 줄 알고 의분(義憤)을 참지 못하여 패는 것이다.
명배우 허장강 씨는 시내를 못 다닐 정도였다. 일본 고등계 형사인 줄 알고 패려는 사람이 천지삐까리였으니까. 당시 사람들이 그랬다.
<조선일보>에서 나를 인터뷰해가고. 며칠 후 *기사가 났는데 하필이면 제목이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기자가 단 제목이 꼭 채권추심업자의 찌라시 같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천지삐까리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주로 중국 동포들이다. "떼인 돈 받아줍네까?" "예. 혹시 월급 못 받았나요?" "아닙네다." "그럼 퇴직금?" "아니오." "그럼 무슨 돈을 못 받았나요?" "작년에 친척한테 2백을 꿔줬는데 아직도 못 받았시오." "*그런 돈은 여기서 못 받아줍니다." "그럼 왜 신문에 떼인 돈 받아준다고 했습네까?"
내는 할 말이 없데이.
*기사 : <조선일보> 2010년 8월 28일자, 박은주의 快說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천지삐까리 :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뜻의 경상도 북부지방의 사투리.
*주로 중국동포 : 중국 동포가 가장 많지만 뜻밖에 한국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돈 : 우리 센터에선 외국인 노동자의 체불임금만 받아준다, 개인 간에 사적으로 꿔준, 그런 돈까지 받아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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