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노무현, 다 잘했다…한미FTA만 빼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노무현, 다 잘했다…한미FTA만 빼고"

[한미FTA 뜯어보기 480]이정우 전 대통령 정책기조실장, 일본 컨퍼런스에서

얼마 전 학계로 돌아간 이정우 전 대통령 정책기획위원장이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장기적인 개혁이 진행 중이지만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그 역시 최근 협상이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만큼은 "지금이라도 포기하거나 다음 정부로 넘길 것"을 권고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개혁은 여전히 진행 중"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13일 일본 교토 리츠메이칸 대학 코리아연구센터(RiCKS)가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 '세계경제의 변화와 전환기의 한국경제'에서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오명'을 쓰는 이유로 '과거 정부의 무리한 내수진작 정책으로 인한 필연적인 경기침체'와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제정책 운용'을 들었다. 한 마디로 현 정부가 잘못한 것은 없다는 평가다.

이정우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의 현황과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참여정부가 경제정책에서도 상당한 개혁을 했으나, 경제 개혁은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서 "경제 개혁이 부진하더라도 당장의 경기만 좋다면 국민들의 반발이 적을 텐데, 내수 불경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현 정부의 인기가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내 경기가 불경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과거 정부의 무리한 내수진작 정책, 그 중에서도 특히 신용카드의 남발 거품, 부동산 거품, 그리고 벤처 거품이라는 3대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라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장기 불황은 미리 당겨 쓴 소비에 대한 당연한 대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 정부의 인기가 낮은 다른 큰 이유는 과거 정부들과 달리 (대선 등을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대대적인 경기 부양이라는 '모르핀 주사'를 놓지 않는 것"이라면서 "참여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개혁 및 경제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부동산 정책"이라고 말했다.
▲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13일 일본 교토 리츠메이칸 대학 세계평화 박물관에서 '한국경제의 현황과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그러나, 한미 FTA는 포기해야"

이정우 교수는 부동산 정책 외에도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의 동시 추구, 국토균형개발 정책, 공무원 조직 개혁 등 노무현 정부가 지난 4년 간 전면에 내세웠던 모든 경제정책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이처럼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린 이 교수도 최근 협상이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만큼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FTA는 다소 문제가 있으나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는 (…) FTA의 흐름에 동승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한미 FTA는 여기서 예외"라고 주장했다.

이같이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미국은 FTA를 통해 체결국의 경제 체제, 정책, 제도를 미국식 시장주의로 통일할 것을 요구하는, 소위 높은 수준의 경제통합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공공 부문과 시민사회를 강화해 잃어버린 균형을 회복하는 것인데 한미 FTA는 이와 명백히 반대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FTA로 높아지는 국민 지지율은?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세력인 시민사회의 거센 반대를 억눌러 가면서까지 이 한미 FTA를 추진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정우 교수는 '노무현 정부가 모든 경제정책을 잘 했으나 한미 FTA는 옥에 티'라는 '친노'적인 입장과 '노무현 정부가 모든 경제정책을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때문에 이런 성과가 없어질 것'이라는 '반노'적인 입장 사이에서 아직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이날 이 교수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공격에 진보적인 학자들까지도 가세하고 있다"면서 "이런 판정은 균형을 잃은 것이며, 진보진영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비판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첫날 컨퍼러스가 끝난 후 열린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서승 리츠메이칸 대학 법학과 교수. ⓒ프레시안

리츠메이칸 대학 코리아연구센터(RiCKS)는?


리츠메이칸 대학은 일본 교토에 위치한 명문 사립대이며, 이 대학 부설 코리아연구센터(Ricks)는 현대 한국에 대한 연구를 중심 사업으로 하는 종합적인 학술연구 센터다.

이 센터의 설립 목적은 동북아 국가들 간의 학술 교류 및 지역사회에서의 한반도 이해 증진 등을 통해 일본,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협력 및 평화를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 센터에는 1971년 이른바 '형제 간첩단 사건'으로 한국 민주화 과정의 한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서승 교수(법학과) 등 진보 성향의 한국 학자들이 여럿 참여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