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씨 얘기인가.. 하며 생뚱맞다 할지 모르겠으나 요새 독립영화인들의 감정이 밤낮 푹푹 찌워대는 열기만큼이나 답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상반기, 일명 '조희문 사태'라 불리던 사건들 -독립영화 심사 과정의 편파성, 이창동 감독의 '시' 영진위 심사에서 0점 처리-로 시끄럽던 영진위가 문광부와 함께 문제 해결로 내놓은 답이 결국 '독립·예술영화 지원예산 전액 삭감'이라니 답답한 맘을 식혀주던 밤도 사라진 열대야처럼 독립영화인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어 버렸다.
7월 초 발표된 2011년 영화발전운용기금 계획으로 발표된 '독립, 예술 영화 제작 지원 예산 전액 폐지'에 대해 문광부 관계자는 그간 논란이 된 '영진위' 독립영화 지원 편파시비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의 하나라고 이야기 했다.
기사를 읽자마자 든 생각은 '이건 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긴다'고 그간 문제의 원인이 뭔지 모르고 '조희문 사태'에 저항한 독립영화계를 길들이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운용 계획안을 들여다보면 2010년 7억으로 배정된 독립영화제작지원과 약 32억으로 배정된 예술영화제작 직접 지원이 없어지고 대신 현물 지원으로 대체한다고 되어 있
다.
또한 다양성 영화 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다양성영화부가판권확대사업, 다양성영화아카이빙지원사업, 찾아가는 영화관 사업 등의 예산도 2011년에는 배정되어 있지 않다. 더불어 단체사업지원사업은 9억6천에서 5억으로 축소됐다.
지원예산이 완전 삭감된 3대 제작지원 사업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그간 10여년 넘게 장기적으로 진행돼 온 영진위의 핵심 사업으로 매 해 20여편의 독립영화를 관객들과 만나게 한 주요한 견인차였다.
그러한 핵심 사업에 대한 갑작스러운 폐지 이전에 올바른 평가와 근본적 성찰이 먼저이지 않을까? 특히나 그 간 영진위 지원과 관련한 문제의 핵심은 제작 지원 사업자체가 아니라 특정인(?)의 의한 정책 집행상의 문제가 크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아울러 이러한 독립 영화 정책에 주요 결정 과정에서 또 하나의 주체인 독립영화의 의견은 여전히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영진위 정책과 인력 구성에 맘 졸이는 짓은 더 이상 그만! 이제는 예술문화의 공공지원이라는 틀 안 에서 일관성 있고 장기적인 '독립 영화 진흥'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맘도 몸도 푹푹한 여름 날씨.. 언제까지 희문씨와 이러고 있어야 할까?
권우정 : <땅의 여자>(2009 부산영화제 PIFF메세나상 수상,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농가일기>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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