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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 선출 또 불발…'내홍 확산'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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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 선출 또 불발…'내홍 확산' 기류

강신호 이어 조석래도 추대 실패… 당분간 강신호 체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7일 정기총회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합의 추대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회장단 내에서 또다시 이견이 불거지면서 불발에 그쳤다.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서 차기 회장 후보가 결정되면 총회가 이를 그대로 승인하던 전경련의 관례가 깨진 것이다.

강신호 현 회장(동아제약 회장)의 재추대 실패, 강 회장의 재추대에 반발한 김준기 부회장(동부그룹 회장)의 사퇴 표명에 이어 조석래 회장의 추대에도 실패함에 따라, 전경련은 차기 회장 선출은커녕 '전경련 회장단 내 반목'이라는 더 큰 위기부터 봉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준용 대림 "나이 70 넘으면 대외활동 자제해야"

전경련은 이날 전경련회관에서 총회를 가진 후 가진 브리핑에서 "전경련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회장단의 여론을 수렴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회장단의 추가 논의를 거친 후 임시총회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전경련 소속사 측의 위임을 받아 참석한 회사대표 230여 명은 예·결산 및 사업계획 승인 등 통상적인 안건을 처리했다. 그런 다음 임원 선임 안건을 별도로 처리하기 위해 구성된 '전형위원회'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25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월례 회장단 회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윤 삼양사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허영섭 녹십자 회장, 강신호 전경련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전경련

그러나 전형위 위원 중 한 명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총회에 앞서 전형위 참석 거부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사실상 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준용 회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나이가 70이 넘으면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낫다"면서 "나도 65세를 넘긴 이후에는 전경련 회장 제의가 들어와도 하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말했다"며 조 회장의 차기 회장 선출을 에둘러 반대했다.

이준용 회장은 이어 "나는 차기 회장 직 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한다"면서 "지난달 회장단 회의 이후 한 달여 동안 5~6차례나 모임을 갖고도 차기 회장 문제에 관해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회장단의 미흡함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준용 회장이 전형위 참석을 거부함에 따라, 이날 전형위에는 이 회장을 제외하고 강신호 회장, 김준성 고문(이수화학 명예회장), 조석래 회장, 유진 풍산 회장, 박영규 이건산업 회장, 조건호 상근부회장 등 6명만이 참여했다. 전형위는 회의를 정회한 채 1시간 동안 별도의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총회는 결국 강신호 현 회장과 조건호 상근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회장단을 유임시키고, 사퇴 의사를 밝힌 김준기 부회장을 재선임하는 것으로 이날 회의를 마무리해야 했다. 단, 총회는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을 부회장으로 추가 선출했다.

김준성 이수 "대기업이 활동 안해 전경련에 불이익"

차기 회장 추대가 연기된 이유에 대해, 이날 총회 의장을 맡았던 김준성 고문은 "전형위원들이 너무 책임감이 강해 이 어려운 시기에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하고 "과거에는 회장단 회의에서 단일안을 마련해 총회에 올렸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으며 전형위원들이 오늘 모인 인원만으로는 재계 의견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차기 회장 선출 문제는 올해 대선과 맞물려 재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다. 새로 선출되는 전경련 회장은 취임 첫해부터 대선 정국에서 여야 후보가 쏟아내는 다양한 경제공약에 대해 재계가 한 목소리를 내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재계의 기대가 컸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김 고문은 "임시총회 이전까지 회장단과 고문단으로 회장 추대 모임을 구성해 가까운 시일 내에 차기 회장을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고문은 "전경련 모임에 대기업들이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에게 전경련 활동은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차기 회장 감으로 거론됐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평창올림픽 유치 준비 등으로 바쁘다"며 강신호 현 회장을 재추대한 바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전경련 활동은커녕 자신의 안살림부터 챙겨야 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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