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으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27일 임시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에 따르면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원로자문단이 현 회장단과 협의한 결과 27일 임시총회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실무 선에서는 조 회장의 차기 전경련 선임 회장 선출을 전제로 (임시총회에 대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회에서 조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추천되고,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조 회장의 차기 회장 선출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조석래 회장 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들 스스로 이를 완강하게 고사해 왔다. 반면 조 회장은 회장 직을 맡겠다고 스스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과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 회장단과 원로 자문위원 가운데 일부가 조 회장에게 비공식적으로 차기 회장 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며, 조 회장이 간접적인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조석래와 이명박은 사돈지간
재계에 따르면 조석래 회장은 한미재계회의 의장과 한일경제협회 회장으로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는 등 개인적인 능력과 경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유력한 대권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사돈 지간이기도 하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 조현범 씨가 이 전 시장의 사위다.
그러나 효성그룹의 자산규모가 30위권 안팎에 불과해 그룹 사세가 약하고 재계 내의 지지기반이 넓지 못하다는 점이 조 회장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총회에서 조 회장의 차기 회장 추대에 대한 반대가 나오거나, 의견수렴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총회에 단일후보를 추천하지 못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이 경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부회장 사퇴로 이미 타격을 입은 전경련 회장단의 단합은 물론 전경련 자체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우려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지난달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일부 재계 인사들이 강신호 현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한 후 김준기 전경련 부회장이 이에 반발해 사퇴하는 등 내홍이 불거진 바 있다. 강 회장은 아들인 강문석 동아제약 수석무역대표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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